기본입자 '뮤온'의 일탈 재확인…흔들리는 물리학 '표준모형'

박건희 기자 2023. 8. 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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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페르미랩)가 현대 입자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을 뒤흔드는 뮤온 실험 결과를 2021년에 이어 다시 한번 내놨다.

그러나 페르미랩이 2021년 4월 강한 자기장이 있는 자기링 속에 뮤온을 넣고 뮤온의 흔들림을 관찰하는 '뮤온 g-2'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실제 뮤온의 g값은 예측값인 2보다 약 0.1%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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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
두 번째 뮤온 실험에서 표준모형이 예측한 g값과 미세하게 벗어나는 값이 측정됐다. Fermilab 제공

미국 페르미국립연구소(페르미랩)가 현대 입자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을 뒤흔드는 뮤온 실험 결과를 2021년에 이어 다시 한번 내놨다. 2년 전보다 더 정밀한 데이터를 활용해 증거의 정확성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페르미랩(Fermilab) 연구팀은 우주의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뮤온(muon)'의 자기적 속성을 알아내기 위한 뮤온 g-2 실험을 진행한 결과 표준모델이 예측한 뮤온의 자기적 속성에서 벗어나는 값을 얻었다고 국제 학술지 '피지컬리뷰레터스'에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뮤온은 전자와 비슷하지만 전자보다 200배 무거운 입자로, 고에너지 양성자 입자를 충돌시킬 때 발생한다. 1936년 우주선(cosmic rays)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와 힘을 설명하는 물리학계의 '표준모형'에 따라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로 여겨진다. 표준모형에 따르면 자연계는 쿼크 6개, 렙톤 6개, 이들의 매개 입자 4개 등 16개 입자에 힉스 입자를 더해 총 17개의 기본 입자의 상호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중 뮤온은 렙톤에 속한다. 

표준모형의 이론대로라면, 강력한 자기장 속에 있는 뮤온의 자석 축이 흔들리는 정도(g값)를 계산했을 때 그 값은 '2'여야 한다. 그러나 페르미랩이 2021년 4월 강한 자기장이 있는 자기링 속에 뮤온을 넣고 뮤온의 흔들림을 관찰하는 '뮤온 g-2' 실험을 진행한 결과, 실제 뮤온의 g값은 예측값인 2보다 약 0.1% 컸다. 이는 뮤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예상한 것보다 더 빠르게 진동한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더 정확한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0일(현지시간) 두 번째 '뮤온 g-2' 실험을 진행했다. 2년 전보다 5배 더 많은 400억 개의 뮤온 입자를 활용해 정확도를 높였다.  그 결과 뮤온의 g값은 2.00233184110으로, 표준모형에 따른 g값인 2.00233183620보다 컸다. 이는 2021년 실험 결과 도출된 g값과 비슷한 정도의 오차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미지의 다른 입자나 힘이 작용해 뮤온에 자성이 더해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BBC, 뉴욕타임즈 등의 주요 외신은 "페르미랩은 이번 실험 결과가 표준 모형의 예측과 배치된다고 확정적으로 결론지은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g값의 계산 방법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페르미랩은 "더 세밀하고 정확한 뮤온 g값을 측정하기 위해 2025년까지 실험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실험과 표준모형 사이의 최후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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