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사상자 '에쓰오일 폭발' 13명 기소…외국인 대표이사는 무혐의

울산지검, 정유생산본부장 등 원·하청 책임자 13명 기소
외국인 전 대표이사 등 2명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무혐의

지난해 1명이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은 에쓰오일 온산공장 폭발사고와 관련해 회사 정유생산본부장 등 13명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은 외국인 전 대표이사, 최고안전책임자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울산지검 형사5부는 에쓰오일 온산공장 정유생산본부장과 생산운영본부장, 회사 법인, 하청업체 대표이사 등 1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은 전신 화상을 입은 하청 현장소장과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 원·하청 직원 등 6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지난해 5월 에쓰오일 온산공장 알킬레이션(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 추출 공정에서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근로자 9명이 다쳤다.

검찰 수사 결과, 밸브 정비작업 과정에서 공장에서의 사전 위험성평가가 매뉴얼대로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밸브 개방 과정에서 화학물질인 부탄의 누출 우려가 있었는데도 이에 대비한 덮개판 설치 등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비작업에 관여한 공장 내 여러 부서와 하청업체 가운데 한 곳이라도 매뉴얼에 따라 위험성을 평가하거나 안전점검을 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에쓰오일 대표이사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에쓰오일 대표이사는 대주주인 외국기업이 선임한 외국인이며,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은 최고 안전책임자에게 전부 위임하고, 실질적·최종적 경영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어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최고안전책임자는 안전에 관한 경영책임자에 해당하지만, 위험성 평가 절차와 급박한 위험을 대비한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모두 이행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산업안전 중점 검찰청으로서 앞으로 중대재해 사건에 대해 철저해 수사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에쓰오일은 "관계 법령을 준수하고, 안전보건관리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사고를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울산CBS 이상록 기자 jjayat@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