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태풍 지나간 잼버리 숙영지…우려대로 곳곳에 물웅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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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카눈'이 전북을 지나간 하루 뒤인 11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숙영지는 온통 물웅덩이투성이였다.
숙영지는 전 세계 156개국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이 각자 구역을 나눈 뒤 텐트를 치고 잠을 잤던 곳이다.
최대 300㎜의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와 달리 태풍 카눈은 부안 새만금에 이날 오전까지 34㎜를 뿌린 데 그쳤지만 숙영지 군데군데가 발이 잠길 만큼 물이 고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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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태풍 '카눈'이 전북을 지나간 하루 뒤인 11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숙영지는 온통 물웅덩이투성이였다.
숙영지는 전 세계 156개국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이 각자 구역을 나눈 뒤 텐트를 치고 잠을 잤던 곳이다.
최대 300㎜의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와 달리 태풍 카눈은 부안 새만금에 이날 오전까지 34㎜를 뿌린 데 그쳤지만 숙영지 군데군데가 발이 잠길 만큼 물이 고여 있었다.
바닥 곳곳이 물컹한 진흙으로 변해있었고 일부는 발목이 잠길 정도로 물웅덩이가 깊었다.
진흙을 걸을 때마다 신발 밑바닥에 흙이 달라붙어 앞으로 나아가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겉보기엔 단단한 땅 같지만 한순간에 발목까지 빠지는 곳들도 있었다.
애초 농업용지로 조성된 세계잼버리 대회장은 개막 직전까지도 배수가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배수로를 설치했는데도 기능이 떨어져 대회장 전체가 침수되자 주최 측은 행사를 앞두고 다급히 야영지 곳곳에 플라스틱 팔레트를 깔았다.
하지만 카눈이 전북을 관통했다면 이들 팔레트도 소용이 없었을 판이었다.
행사 내내 대원들을 괴롭혔던 벌레들도 흔하게 관찰됐다.
널브러진 텐트들도 보였다. 일부 스카우트 대원들이 접지 않고 그대로 퇴영한 텐트 몇 개는 강풍에 쓰러져 있었고, 기지로 사용하던 몇몇 몽골 텐트는 뽑힌 채 뒤집혀있기도 했다.
김제에 거주한다는 김모(63)씨 역시 "대회 직전 비가 많이 내렸을 땐 야영지가 더 많이 침수됐었다"며 "오늘은 날씨가 맑고 선선해서 그나마 물이 좀 마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나한테 야영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며 "예전엔 갯벌이던 이 허허벌판을 잼버리 부지로 결정했을 때부터 걱정이 들었던 곳이다. 이 정도 비에도 이렇게 물웅덩이가 생기는 걸 보면 문제가 많은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평소 잼버리 야영지 인근을 자주 지나다녔다는 고모(63)씨는 "많지 않은 비에도 이 정도 웅덩이가 생긴 걸 보면 철수는 잘한 결정이었던 것 같다"며 "아무리 야영하러 왔다고 해도 웅덩이에 빠르게 번식한 벌레에 뜯기느라 하룻밤을 보내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새만금 야영지를 떠난 스카우트 대원들은 이날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대회가 끝나면 침수 대책 미흡 등을 비롯한 문제점을 놓고 정치권 책임 공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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