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분기 2조원대 또 적자...누적 적자 47조 넘어서

강다은 기자 2023. 8. 11. 16: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뉴스1

한국전력이 올해 2분기(4~6월)에 2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추가했다. 2021년 2분기 이후 9분기째 적자행진을 이어가며 올해 상반기에만 8조 500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상반기 두 차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기판매수익이 늘며 적자 폭 크게 줄어들었다.

한전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적자가 2조 2724억원이라고 11일 공시했다.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15조 5000억원) 대비 26% 증가한 19조 6225억원, 단기순손실은 1조 9043억원으로 나타났다. 전기판매수익 등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늘었지만 2분기 연료비·구입전력비 등 영업비용(21조 8959억원)이 매출액보다 많아 손실을 봤다. 한전이 2021년 2분기부터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그간 쌓인 누적 적자는 47조원에 이르게 됐다. 다만 적자 폭은 크게 줄며 수익 구조가 조금 개선됐다. 앞서 한전의 영업적자는 작년 4분기 10조 820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 1분기에도 6조 177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래픽=송윤혜

적자 폭 감소엔 올 상반기 두 차례 단행된 전기요금 인상이 결정적이었다. 한전은 지난해 kWh(킬로와트시) 당 평균 155.5원을 주고 발전회사에서 전기를 사와 소비자에게 120.51원에 팔아 34.99원 손해를 봤다.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봤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초와 지난 5월 kWh 당 각각 13.1원과 8원의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한 뒤 이 같은 역(逆)마진 구조가 깨졌다. 올 2분기 전력 구입단가는 kWh당 133.4원, 판매단가는 145.5원으로 판매단가가 12.1원 높았다. 밑지고 전기를 팔던 한전의 수익 구조가 차츰 정상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요동치던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을 찾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떨어지며 전력 구입비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3분기(7~9월)엔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3분기는 전기요금이 가장 싼 시기인데다가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한전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5~6개월의 시차가 있기 때문에 3분기 연료비와 구입 전력비 감소가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다만 동절기인 4분기 다시 적자가 쌓일 수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고는 올해만 8조원이 넘는 적자가 쌓였고, 앞으로 한전을 정상화 하는 데에는 불충분하다”며 “국제 정세나 기후 영향에 따라 작년처럼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할 수도 있어 안심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간 누적된 50조원 가까운 대규모 적자 해소도 여전히 난제다. 한전은 재정 정상화를 하겠다며 주요 건물 매각, 임직원 임금 반납을 포함한 26조 규모의 자구책을 지난 5월 발표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한전이 소유한 금싸라기땅으로 매각·임대하기로 했던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와 여의도 남서울본부는 여전히 임대 공고조차 내지 않았고, 3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반납도 연말에나 이뤄질 예정이다. 한전 측은 “서울아트센터는 사무실 재배치 공사가 마무리되면 임대 공고할 예정이고, 남서울본부 매각도 서울시와 연계해 검토 중”이라며 “자구노력을 차질없이 이행 중”이라고 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와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한전이 더 노력해 강도 높게 자구 노력을 해야한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