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둔화세 확인된 7월 미국 CPI…9월 금리 동결 기대감 커져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중부표준시(CT)로 11일 미국 연준이 9월 연방시장공개회의(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9%다. 하루 전인 9일보다 86.0%보다 상승한 수치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0%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물가 둔화가 확인되면서 금리를 동결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3.0%)보다는 상승폭이 커졌지만, 시장 예상치(3.3%)는 하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월 대비 4.7% 올라 예상치(4.8%)를 밑돌았다.
이날 코스피는 7월 CPI 이후 안도감에도 미국채 금리 상승 부담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30포인트(0.40%) 떨어진 2591.2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0.91포인트(0.10%) 오른 912.20에 장을 마쳤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긴축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 6월 FOMC회의에서의 금리전망 점도표 상의 최종금리 레벨(5.50~5.75%)까지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필요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 월 소비자물가는 서프라이즈도 쇼크도 없었지만 물가 압력의 점진적 둔화 추세를 재차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연준의 9월 추가금리 인상 불확실성 해소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연준이 ‘임무 완수’를 선언할 정도의 물가 상승률 수준을 기록하지 못했다”며 “중물가 현상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는 리스크는 여전하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CPI 발표 이후 뉴욕증시는 상승 마감했지만,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금리를 동결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상승폭은 제한됐다. 10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03%), 나스닥지수(0.12%)는 모두 소폭 상승에 그쳤다.
데일리 총재는 이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CPI가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이는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승리가 우리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데이터 지점이 아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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