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할 병력 대기” 대 “개입하면 대통령 살해”…니제르 사태 출구 어디에
니제르의 쿠데타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군사적 개입을 경고해 온 주변국들이 병력을 집결시키기로 하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니제르 군부는 외세가 무력으로 개입할 경우 억류 중인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이날 나이지리아 아부자에서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니제르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대기 병력 배치를 승인했다. 의장국 나이지리아의 볼라 티누부 대통령은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 사용을 포함한 그 어떤 선택지도 테이블에서 제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ECOWAS는 니제르 쿠데타 세력에게 축출된 바줌 대통령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발표는 군대를 본격 집결하기 시작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ECOWAS의 대기 병력은 세네갈과 나이지리아에 배치된 2개 대대로 약 2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ECOWAS는 얼마나 많은 병력을 언제, 어디에 동원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알라산 우아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각국) 참모총장이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회의를 할 예정”이지만 작전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기 위해 ECOWAS 정상들의 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트디부아르는 나이지리아, 베냉과 함께 850~1100명의 대대를 파견할 것이며 “다른 국가”들도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압박에도 니제르 군부는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AP통신이 인용한 서방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지난 7일 니제르를 방문한 미 국무부 차관대행에게 “개입할 경우 바줌 대통령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10일 니제르 쿠데타 주역인 ‘조국수호국민회의’(CNSP)는 축출된 내각을 대체할 새 내각을 꾸렸다. 바줌 대통령을 복권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살리푸 모디 장군을 비롯한 쿠데타 지도부 3명이 국방·내무·체육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앞서 니제르 군부는 이웃국 말리에 있는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니제르 민심 또한 반서방·반외세로 흘러가고 있다. 니제르에서는 바줌 대통령의 재집권을 반대하고 ECOWAS의 개입 또한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중이다. 현재까지 서방과 ECOWAS가 니제르에 가한 제재로 전기가 차단되는 등 약 2500만명이 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COWAS가 실제 군사적 개입을 단행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미국은 군사적 개입을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은 반면, 니제르의 옛 식민지배국인 프랑스는 ECOWAS의 ‘모든 결정’에 전적인 지지를 밝혔다.
은남디 오바시 국제위기그룹(ICG) 선임연구원은 “무력 사용은 예측할 수 없는 결과 및 의도치 않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ECOWAS가 외교적 수단을 더 동원해봐야 한다고 AP에 밝혔다. 캐머런 허드슨 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도 “군사적 개입이 아프리카 대륙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한다면 아프리카연합(AU)이 ECOWAS의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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