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제 폐지’ 혁신안 발표 하루만에 내분…이재명 “논의할 것”
고민정 “총선 앞두고 무리수”
친문·무계파 모임도 우려 표명
친명계는 “1인 1표가 상식적”
개딸들 성명내고 수용 압박
“거부하면 큰 역풍될 것”
11일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옆에 두고 “혁신위의 발표 내용을 보면 기존 대의원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공천룰을 변경하는 방안을 내놨다”며 “대의원제 폐지는 총선에는 전혀 적용사항이 없고 오로지 전당대회, 즉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곳에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년 총선이 끝나고 해야 할 일을 굳이 지금으로 당겨야 할 시급성이 무엇이냐”며 “국민의 민생과 관련된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이런 무리수를 둬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은 더욱 거세졌다. 친문(친문재인) 의원이 주축인 의원 모임 ‘민주주의 4.0’은 성명서를 내고 “그간의 혁신위 활동 과정은 부적절한 설화와 논란을 불러온 혁신안 제시 등으로 민주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당내 혼란과 갈등을 부추겼다”고 했다.
민주주의 4.0은 “대의원제도 자체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혁신위가 신뢰와 권위를 상실한 상태에서 발표한 혁신안을 민주당의 혁신안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계파색이 옅은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이날 입장문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필요한 당내 분란과 갈등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의원제도에 관한 사안은 총선 전 더 이상 논의를 진행하지 말 것을 지도부의 의총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개별 의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혁신안이 아니라 ‘당권 사수안’”이라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원인이 대의원제 때문인가. 1년 전 결정된 공천룰을 다시 지도부 입맛대로 바꿀 수 있게 하는 것이 혁신이냐”고 따져 물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CBS 라디오에서 대의원제 무력화에 대해 “정청래용 혁신안 같다”고 말했다. 만약 이 대표가 사퇴해 조기 전당대회가 열려 권리당원 1인 1표제로 경선을 치를 경우 정청래 최고위원이 당 대표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어 혁신안을 비판한 것이다.
이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안이 혁신위의 제안이기 때문에 당내 논의를 거쳐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당내 반발이 큰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친명(친이재명)계는 혁신안이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며 적극적으로 두둔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 대표를 뽑는데 왜 대의기구인 대의원들한테 60표, 70표의 가치를 주느냐”며 “1인 1표로 가고 대의원들은 원래 목적대로 대의제로서 논의하게 만들자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혁신위원으로 활동한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혁신안 자체는 우리 당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그런 안이라고 본다”며 “대의원제도를 존속하는 한 돈봉투와 같은 부패 문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개딸’로 불리는 이 대표 지지자들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혁신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잼칠라보호연맹 등 친명 모임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보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에서 혁신안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250만 권리당원들의 지지 위에 전국정당으로 우뚝 선 민주당의 위상에 걸맞는 결정을 내려주신 김은경 혁신위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민주당의 부조리로 지목돼 온 대의원제도의 개정을 담은 이번 혁신안을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수용해야 한다”며 “당원들이 환호하는 혁신안을 국회의원이 반대해 좌초시키고자 한다면 이는 의원 본인에게 크나큰 역풍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혁신안에 대한 당내 갈등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오는 16일 예정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불만이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혁신안이 나왔으니 논의야 되겠지만 수용될 수 있겠느냐”며 “논의를 거듭하면 할수록 갈등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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