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상반기 영업적자 8.4조…가스공사 미수금 12조원으로 늘어(종합2보)

임용우 기자 이정현 기자 2023. 8. 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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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역마진 개선에도 2분기 2.2조 적자…누적부채 46.8조
가스공사 미수금 6개월 만에 3.6조↑…영업이익 34%↓
서울 시내 한 상가밀집지역 외벽에 전력량계량기의 모습. 2023.6.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이정현 기자 = 한국전력공사(015760)가 역마진 구조 개선에도 2분기 적자행진을 이어간 데 이어 한국가스공사(036460)의 상반기 미수금은 12조원을 넘어서며 에너지공기업들의 적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연이은 요금인상과 연료가격 안정화로 지난해 상반기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이는데는 성공했지만, 연말 자금조달에 어려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결산 결과 매출액이 41조2165억원, 영업비용은 49조6665억원으로, 모두 8조4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5조8533억(40.9%)이 감소한 규모다.

한전의 2분기 매출액은 19조6225억원, 영업비용은 21억8949억원으로 2조27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직전분기(6조1776억원)보다 63.3% 개선됐다.

상반기 매출액은 요금인상 등에 따른 영향으로 전년동기(31조9921억원)대비 9조2244억원 늘었다. 다만 연료비·전력구입비가 증가하면서 영업비용도 전년동기(46조2954억원)대비 3조3711억원이 늘어,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1~6월 전기 판매량은 269.9TWh(테라와트시)로 전년동월(272.2TWh)대비 0.8%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판매단가가 kWh(킬로와트시)당 110.4원에서 146원으로 32.2% 오르며 매출액이 31.1% 늘었다.

연이은 전기요금 조정, 연료가격 안정화 등이 이어지며 '팔면 팔수록 손해'만 보는 소위 역마진 구조가 다소 개선되며 전년보다 적자 폭도 5조8533억원 줄었다.

하지만 요금인상에도 다시 연료비가 상승하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2023.6.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전은 자회사 연료비는 4035억원, 민간발전사 전력구입비는 2조918억원 각각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력수요 감소에 의해 발전량과 구입량 모두 감소했으나, 민간 신규 석탄발전기 진입 등으로 전력구입량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LNG 공급가격 역시 지난해 톤당 133만1500원이던 것이 올해 상반기에는 159만66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SMP는 kWH당 169.3원에서 196.9원으로 16.3% 올랐다.

다만 2분기에는 SMP, 구입단가가 다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 SMP는 kWh당 151.7원으로 1분기 237원보다 36% 하락했다.

2분기 한전이 발전사들로부터 전기를 구입한 구매단가는 KWh당 133.44원으로, 소비자 판매단가 KWh당 145.48원보다 12.04원 낮았다.

또 발전 및 송배전설비 취득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8758억원의 부담이 추가 발생한 것도 흑자 전환 실패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한전은 2021년 5조8000억원, 지난해 32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 1분기 6조2000억원에 이번 2분기 2조2724억원의 적자가 더해지며 2021년 이후 누적부채만 46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 전경(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스공사는 미수금 증가로 인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공사의 상반기 미수금은 12조2435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3조6579억원 증가했다.

이날 가스공사의 영업실적 공시를 보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26조575억원을 기록했다. 동절기 평균기온 상승 등으로 판매량은 198만톤 감소했으나, 판매단가가 MJ당 5.18원 인상되며 증가세로 이어졌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4086억원(34%) 감소한 7934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스공사는 LNG 공급 시 일시적으로 손익이 발생한 경우 다음 분기에 정산하는데 지난해 발생한 손익 2952억원이 올해 상반기에 차감되며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가스공사는 미수금 증가 등 영향으로 이자비용만 7835억원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년(3560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으로 지난해 1조4970억원을 기록했던 당기순이이익은 올 상반기 727억원으로 감소했다.

한전의 올 상반기 적자액이 크게 줄었다고는 하지만, 누적 적자액이 쌓인 상황에서 올해 말 대규모 적립금 감소와 향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 역시 민수용 도시가스는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어 추가적인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4·7·10월에 이어 올 1·2분기에는 각각 kWh당 13.1원, 8원까지 올랐다. 다만 현 적자 상황 타개를 위해 필요한 적정 요금 인상 수준은 올해 안에 kWh당 51원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4분기 요금결정을 한 차례 남겨둔 상황에서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투명해 보인다.

재무위기 극복을 위한 한전과 가스공사의 자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전은 지난 5월 임직원 임금 반납, 남서울본부 매각 등 25조7000억원 규모의 고강도 자구안을 내놨다. 2026년까지 25조7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을 통해 적자를 줄일 방침이다.

가스공사는 15조4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 대책을 내놨다. 한전과 마찬가지로 1급직 이상 간부들의 올해 임금 인상분 전액 반납에 더해 2급직 직원들도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소속 프로농구단 운영 효율화를 통해 운영비를 전년 대비 20%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재무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건전화 및 혁신계획에 따른 긴축 및 자구노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며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가주의 원칙에 입각한 전기요금 현실화, 자금조달 리스크 해소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올해에는 취약계층 지원 확대 등 정책적 요인과 요금산정 방법 조정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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