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쉬는 날' 왜곡 유감"···CJ대한통운, 쿠팡 저격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2023. 8. 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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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존재감 부각 위해 수년간 택배업계 전체 노력 폄훼하는 행위"
CJ제일제당·CJ올리브영 이어 CJ대한통운까지…CJ그룹·쿠팡 관계 악화일로
류영주 기자


CJ대한통운은 오는 14일 모든 택배기사들이 하루 휴무에 들어가는 '택배 쉬는 날'을 두고 쿠팡 측이 취지를 왜곡했다며 공개 지적했다.

CJ대한통운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을 왜곡하는 프레임으로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측은 "경영 부담을 감수하고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는 것은 택배산업이 기업뿐만 아니라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선기사 등 종사자 모두와 상생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택배사들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택배 쉬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을 바탕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것은 택배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CJ대한통운은 유감을 표명한 대상의 구체적인 명칭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사측이 언급한 내용은 지난 4일 쿠팡 뉴스룸에 올라온 보도자료 속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쿠팡은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 가는 택배기사를 위해 매년 8월 14일을 '택배없는 날'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쿠팡의 택배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기존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해 쿠팡 택배기사는 365일 언제든 휴가를 갈 수 있다"며 보도자료에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인터뷰에는 "다른 택배사에서 일할 때는 쉬고 싶어도 쉴 수 없었다"거나 "독점 노선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용차)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했기 때문이다. 3일 휴가를 가기 위해 75만원가량을 낼 의향이 있어도 용차 기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면서 쿠팡 측은 쿠팡로지스틱스가 업계 최초로 '백업 기사'를 두도록 하고, 직영 배송 인력도 있어 용차 없이 택배기사가 휴가를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휴가를 가는 택배기사의 물량을 동료들이 대신 배송해 주면 별도 비용도 들지 않는다. CJ대한통운의 경우 경조사 발생시 별도 용차비용을 지원하고, 일반 택배사의 경우에도 대리점에 용차비용을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또 "일반 택배사는 일요일과 공휴일 등 휴무없이 365일 배송을 하는 이커머스 계열 택배사보다 연간 휴무일이 훨씬 많고, 동료들과 협력하면 휴가를 갈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 수 있다"며 "일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택배기사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 일일 배송대행을 하는 '용차'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25만원 보다 훨씬 적은 것이 통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택배 쉬는 날'은 개별 택배기사들이 자유롭게 연중 휴가를 즐기는 것과 별개로 △혹서기 휴식 △추석 성수기를 앞둔 재충전 △방학을 맞은 자녀 등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즐기고 싶다는 욕구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의 권고, 사회적 요구 등을 고려해 제정됐다.

택배사들은 특정 업체만 '택배 쉬는 날'에 불참하고 배송을 지속할 경우 선의를 갖고 참여한 기업에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휴무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쿠팡은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고 있지 않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업계 모두 자유로운 휴가 사용은 물론 작업시간과 강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자기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수년간 진행되어 온 택배업계 전체의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를 소비자들이 '혁신'이라고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라면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매몰차게 외면하지 말고, 최소한 업계의 노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비판했다.

CJ그룹과 쿠팡 사이 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쿠팡 공개 저격 이전에도 쿠팡은 CJ올리브영을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또 쿠팡과 CJ제일제당은 햇반, 비비고 등 제품의 납품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어 지난해 11월부터 쿠팡에서 CJ제일제당 제품을 로켓배송으로 주문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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