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 거포’ 계보 잇는 한화 노시환…“김태균 선배님 차근차근 따라가고 싶다”

배재흥 기자 2023. 8. 11. 15: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화 내야수 노시환. 한화 제공



한동안 빈칸으로 남았던 프로야구 한화의 ‘우타 거포’ 계보에 새 이름이 쓰이고 있다. 2023시즌 홈런왕 경쟁에서 가장 앞서있는 노시환(23·한화)이 그 주인공이다.

노시환은 지난 9일 수원 KT전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3홈런’을 터트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는 시즌 누적 홈런 개수를 단숨에 26개로 늘렸고, 이 부문 2위 SSG 최정(21개)과의 격차를 5개까지 벌렸다.

노시환은 올 시즌 홈런 등 장타를 염두에 두고 ‘히팅 포인트’를 원래보다 앞으로 당기는 변화를 줬다. 더 공격적인 스윙을 하기 위한 조정이었는데, 시즌 초만 하더라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실제로 노시환의 개막 한 달 홈런 개수는 2개뿐이었다.

노시환은 이때 “흔들리지 말고 계속 밀고 나가보자”라며 자신을 다독였다고 한다. 바뀐 스윙이 점점 몸에 맞아가고, 상대 투수들의 공이 눈에 익기 시작하면서 노시환의 ‘홈런 공장’도 본격 가동됐다.

5월부터 7월까지 매달 6개 이상 홈런을 날린 그는 8월 들어 출전한 8경기에서 벌써 5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남은 50경기에서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30홈런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는 기세다.

한화 내야수 노시환. 한화 제공



노시환은 올 시즌 한화 선수로는 15년 만의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앞서 한화에서는 빙그레 시절 장종훈이 3년(1990~1992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고,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2008년 김태균이 또 한 번 홈런왕에 등극했다.

장종훈과 김태균은 한화의 ‘영구결번’ 전설들로, 노시환과 같이 오른손 타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가 이번 시즌 한화 선수로는 3번째 홈런왕이 되면, 팀의 ‘우타 거포’ 명맥도 자신의 손으로 이어갈 수 있다. 더불어 20대 거포가 가물어 고민이 컸던 KBO리그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수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T와 경기가 비로 취소된 이후 만난 노시환은 홈런왕에 대한 욕심을 크게 내고 있진 않았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야구대표팀에 선발된 노시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오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2주가량 리그 경기를 뛰지 못한다.

지난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한화 노시환. 수원|배재흥기자



그는 “홈런왕이 되고 싶다는 바람은 있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가야 해서 쉽진 않을 것 같다”며 “최정 선배님도 한 번에 몰아치는 능력이 좋아서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 그냥 선배님이랑 서로 홈런을 많이 쳐서 좋은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KBO리그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3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신인 시절부터 ‘포스트 김태균’으로 불리며 구단과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번 시즌 홈런뿐 아니라 OPS(출루율+장타율·0.962) 공동 1위, 타점(71개) 1위 등 최상위 타격 성적을 보여주며 그간의 기대에 부응한 노시환은 선배 김태균이 걸어간 길을 차근차근 따라가 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아직 김태균 선배님의 경력에 한참 못 미치지만, 매년 성장하고 따라가다 보면 선배님의 좋은 기록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