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위험 회피’ 강조한 유럽, 對中 경제의존 오히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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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최근 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중국 견제에 공동 전선을 펴면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을 강조하던 유럽으로서는 민망한 결과다.
그런 가운데 유럽 정상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면서도 교역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나는 중국으로부터 탈동조화 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유럽의 이익에 들어맞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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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최근 들어 급격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보다는 수위가 낮지만, 중국 견제에 공동 전선을 펴면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을 강조하던 유럽으로서는 민망한 결과다. 디리스킹은 ‘위험 회피’라는 뜻으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6월 중국 방문 당시 언급하면서 대중국 정책의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했다.
9일(현지 시각)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Eurostat)를 인용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의 보도에 따르면, EU 국가들은 2022년 한 해 동안 6260억 유로(약 900조원) 상당의 상품을 중국에서 수입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2년 2501억 유로(약 360조원)의 2.5배에 달한다.
그에 반해 같은 기간 EU의 대중 수출액은 1322억 유로에서 2303억 유로로 7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유럽 국가들의 중국 상품 수입 증가세가 급격히 가팔라졌다. 2020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5%대의 증가율을 보이던 것이 2021년에는 3851억 유로에서 4738억 유로로 23.0%나 늘었고, 2022년에는 6260억 유로로 32.1% 급증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부터 경제난이 심화하자 상대적으로 값싼 중국제 상품 수입이 늘어났고, 작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이런 움직임이 더욱 가속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서방 제재 등의 영향으로 물가난이 지속 중인 유럽 각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FT는 올해 상반기에도 EU가 가장 많은 상품을 수입한 국가는 중국이었다고 보도했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중국은 EU 수출 상대국 중에서는 3위(9.0%), 수입 상대국 중에서는 1위(20.8%)를 차지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 중국이 EU에 관세인하 등 혜택을 제시한 까닭에 중국 시장이 지닌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란 점도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 거리를 두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런 가운데 유럽 정상들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겠다면서도 교역을 계속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지난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한 27개 회원국 정상은 “EU와 중국은 계속해서 중요한 무역·경제 파트너”라며 중국과 탈동조화(decoupling·산업망·공급망 등에서 배제)할 의도가 없다고 명시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는 지난 3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밝힌 대중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으로 읽힌다. 당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나는 중국으로부터 탈동조화 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유럽의 이익에 들어맞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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