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에 애꿎은 K리그 피해…팬들만 ‘분통’

이선명 기자 2023. 8. 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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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막바지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잼버리 파행에 이은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에 애꿎은 축구 팬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콘서트 일정을 두 차례 변경하면서 경기 일정이 취소되고 경기장 잔디훼손의 우려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는 11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날 행사에는 140여 개국 총 4만여명의 스카우트 대원이 참석하고 연이어 불꽃놀이와 드론쇼가 펼쳐진다.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전북 등 전국 8개 지자체에 분산 배치돼 있는 스카우트 대원들은 이날 버스 1440대에 나눠타고 상암으로 집결하고 있다.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 제작진 또한 현재 한창 공연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콘서트를 위해 골대 부근을 포함해 그라운드까지 공연 무대가 설치됐고 그라운드 위에 객석도 마련됐다. 잔디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공연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이러한 잔디훼손이 비용적 손실뿐 아니라 경기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전 국가대표 이천수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이를 지적했다. 그는 “잔디 관리는 전체적으로 전문가에게 넘겨야 한다”며 “지자체에서 도민의 행사를 안 잡을 수도 없고 프로팀도 잔디를 밟아야 하니 잔디가 자라날 틈이 없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부상 우려도 제기됐다. 이천수는 “페널티킥 찰 때도 딛는데 발목이 돌아간다. 공을 차야하는데 잔디가 들리면 공이 뜨니 공을 못찰 수도 있고 헛발질하면 다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잔디가 안 좋으면 패스의 결도 달라진다”며 “계속해서 패스가 끊기면 경기가 재미 없어 진다. 빌드업 축구를 요하는 현대축구에서 패스가 되지 않으니 족구 같아 진다”고 했다.

축구 팬들 또한 같은 의견이다. 특히 변경된 이번 콘서트로 인해 지난 9일로 예정됐던 FA컵 4강전 전북 현대와 인천 유나이티드전이 취소돼 한 차례 피해를 본 상황이다. 원정을 준비했던 인천은 철수하는 과정에서 숙소와 훈련장을 취소하며 예약 취소 수수료까지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팀 선수들 모두 컨디션 관리에 차질을 빚었다.

잔디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천수. 유튜브 방송화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가 한 차례 더 변경됐고 양팀 팬들은 물론 K리그 전체 팬들은 허탈함을 드러내고 있다. K리그가 한창 진행 중으로 순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기장 잔디를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다.

그라운드 위에 객석과 공연 무대가 설치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공유되자 ‘잼버리 파행으로 인해 애꿎은 K리그만 손해를 보고 있다’는 팬들의 한숨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상암월드컵경기장은 과거 손흥민, 기성용 등 축구 스타들에게 잔디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은 뒤 예산 약 10억원을 투입해 새 잔디를 깔아둔 상태다.

정부 또한 축구 팬들의 이러한 우려를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브리핑에서 “경기장 잔디훼손의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최소화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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