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16개월래 최저…러시아도 높아지는 인플레 우려

권영미 기자 2023. 8. 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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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16개월래 최저를 기록하면서 러시아 경제의 불안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화 급락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전쟁과 그로 인한 제재가 경제에 심한 압박을 주고, 인플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루블화 환율은 침공 일주일 전 달러당 76루블에서 그 다음 달 135루블까지 떨어졌다(루블화 가치 감소). 하지만 중앙은행의 방어 조치로 위기를 넘긴 후 도리어 유가 급등이 러시아 수출 수입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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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후 1년여 만에 안정됐던 인플레 다시 악화중
수출 줄고 수입 늘어 적자도 증가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러시아 루블화를 정리하고 있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로 인해 러시아 루블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3.6.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16개월래 최저를 기록하면서 러시아 경제의 불안정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루블화 급락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전쟁과 그로 인한 제재가 경제에 심한 압박을 주고, 인플레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주 초 1달러당 루블화 환율은 100루블 가까이로 치솟아 올초에 비해 25% 가치가 하락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에 10일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외화 구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극단적인 조치지만 외화를 구입하지 않으면 루블화 가치가 강화되는 데 도움이 된다. 은행이 외화를 사기 위해 루블화를 지출하면 시중에 유통되는 루블화가 많아져 가치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NYT는 이같은 환율 변동이 제재로 수출이 감소하고 재정 적자로 러시아의 경제 균형점이 깨진 상태에서 러시아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고 했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객원 학자이자 전 러시아 중앙은행 관리인 알렉산드라 프로코펜코는 "루블 환율은 지표에 불과하다"면서 "러시아 중앙은행의 대처는 경제가 매우 나쁘게 균형을 이루고 있고,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으며, 나중에 더 나빠질 것이기 때문에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고 소리치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의 러시아 경제 전문 연구원 야니스 클루지는 "도움이 되지만 이런 조치가 게임 체인저는 아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상품 가격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재정 지출이 향후 몇 달간 어떻게 진화하느냐"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루블화 환율은 침공 일주일 전 달러당 76루블에서 그 다음 달 135루블까지 떨어졌다(루블화 가치 감소). 하지만 중앙은행의 방어 조치로 위기를 넘긴 후 도리어 유가 급등이 러시아 수출 수입을 늘렸다. 그 결과 2022년엔 전년보다 86% 증가한 2210억 달러의 기록적인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루블화는 유턴해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러나 올해 소비자들의 구매 증가와 정부의 군사 산업 단지 투자로 수입이 늘면서 무역 흑자는 크게 감소했다. 석유 매출은 금수 조치와 가격 상한선으로 타격을 받은 반면, 원유 가격은 작년 최고치 이후 하락했다. 지난 6월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쿠데타로 많은 러시아인들은 외국 계좌로 돈을 옮겨놓았다.

결과적으로 루블화 가치는 작년 최고 이후 약 절반을 잃었다.

루블화의 급락은 푸틴의 측근이 중앙은행을 비난하는 내분 양상도 드러냈다. 러시아국영 TV의 토크쇼 진행자이자 크렘린궁의 옹호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10일 방송에서 루블화 약세에 대해 분노하며 중앙은행에 "왜 그렇게 환율이 뛰고 있는지 해외의 모든 사람들이 웃도록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의원들에게도 "당신들은 환율이 이렇게 되도록 눈치채지 못했나. 중앙은행에 '와서 설명해보라'고 요청을 한 번이라도 보냈나"고 비난했다.

러시아 금융정책 관리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가능성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에 대비, 지난달 말 예기치 못한 인상을 단행해 금리를 8.5%로 끌어올렸다. 솔로비요프는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푸틴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동안 인플레이션율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은행은 올해 인플레이션을 5%에서 6.5% 사이로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9일 발표된 공식 데이터는 7월에 연간 인플레이션율이 4.3%로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11일 국내총생산(GDP) 수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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