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훨훨 나는 K-라면...라면3社 ‘깜짝 실적’
삼양식품, 영업이익 440억원...61.2% 증가
급증한 해외 매출...영업이익 증가 이끌었다
K-라면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농심을 비롯한 라면 회사들이 2분기(4~6월)에 깜짝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판매량이 늘었고, 국내에서도 경기 불황 속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1일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2%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450억원으로 60.8% 증가했다.
이는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농심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343억원으로 추정했다. 작년 2분기(43억원)와 비교하면 700% 넘게 증가한 것인데, 이마저도 훌쩍 넘긴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라면 수요가 늘어난 것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지난해 2분기 농심 국내 사업이 적자였던 만큼, 기저효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 증가분(13.8%)보다 영업이익 성장률(204.5%)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이날 증시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다. 삼양식품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854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8%, 영업이익은 61.2% 증가한 것이다. 앞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분기 영업이익은 298억원으로 전망됐는데 이를 훌쩍 넘겼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 매출은 면스낵, 소스, 냉동식품 등 주요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세와 함께 삼양식품의 수출 물량 확대에 따른 물류 계열사 삼양로지스틱스의 매출 증가, 연결회사로 신규 편입된 삼양라운드힐(구 삼양목장) 매출이 반영됐다”며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955억원”이라고 밝혔다.
1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오뚜기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오뚜기의 2분기 영업이익이 5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3% 증가할 걸로 내다봤다. 매출액은 8831억원으로 이 기간 11.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해외 매출이 전체 영업이익 50% 이상
2분기 라면 3사의 실적 호조는 해외 매출의 급증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은 4억4624만 달러로 잠정 집계, 상반기 기준 역대 최초로 4억달러를 넘겼다.
개별 기업으로 보면, 상반기 중 농심은 전체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중에서도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 영업이익의 28%에 해당하는 337억원(전년대비 536% 증가)으로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미국법인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2% 늘어난 3162억원이었다.
농심은 월마트 등 미국의 대형 거래선을 대상으로 신라면 등 주력제품을 최우선 공급하고 신제품을 가장 빠르게 입점시키는 등 유통망 관리 전략에 중점을 뒀다. 농심 미국법인은 코스트코(Costco)에서 47%, 샘스클럽(Sam’s Club)에서 95%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거뒀다.
미국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인한 공급량 확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한국 생산 제품을 수출해 오던 상황에서 제2공장 고속라인 가동으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라면 수출 실적의 60%를 차지하는 삼양식품의 영업이익 증가에도 해외 수요 급증이 영향을 미쳤다. 삼양식품의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중국 판매법인의 성공적인 안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수출 호조세와 해외법인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성장이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의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달 삼양식품에 따르면, 불닭 브랜드(면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7월 중순 50억개를 돌파했고 누적 매출은 3조원에 달했다. 지난 2012년 출시된 불닭 브랜드는 2017년 누적 판매량 10억개를 돌파한 이후 매년 10억개씩 판매됐다.
오뚜기의 경우 라면 외에도 음식점에 납품하는 대용량 유지류와 소스류 판매가 늘어나면서 2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라면·과자 가격 인하, 하반기에 영향 전망
다만 3분기에도 이 같은 실적 호조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 값을 내리라고 공개 저격하면서, 라면 3사 모두 일부 라면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이 가격 인하 영향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다.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했다. 장지예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판매량이 같을 경우 연간 매출액이 190억~200억원 가까이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 연구원은 “다만 회사가 지속적으로 해외 수출 매출을 올리고 미국을 비롯해 해외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등 12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오뚜기는 스낵면 등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각각 인하했다. 삼양식품도 하반기 국내 라면 가격 인하에 따라 연간 매출액 기준 60억~7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장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해외 실적 성장에 따른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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