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이사회, 임기 두달 남은 이사장 해임안 상정

안영춘 2023. 8. 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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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이사회에 표완수 이사장 해임 안건이 상정됐다.

언론재단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사장 해임이 추진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11일 언론재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오는 16일 열리는 재단 이사회에 표 이사장 해임 안건이 상정돼 의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언론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에 표 이사장의 해임을 요청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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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와해’ 등 들어 신임 이사들이 상정 관측…16일 회의서 의결
MB 정부 때 이사장 압박해 사퇴시킨 전력…내부 해임 추진은 처음
재단 노조 “이사 3인방, 문제집단 매도 말고 막장경영 멈춰라” 성명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있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이사회에 표완수 이사장 해임 안건이 상정됐다. 언론재단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사장 해임이 추진되는 건 처음 있는 일이다.

11일 언론재단 등의 말을 종합하면, 오는 16일 열리는 재단 이사회에 표 이사장 해임 안건이 상정돼 의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사회 자료에는 표 이사장의 해임을 추진하는 사유로 △2021년 발표된 정부광고지표 조작 논란과 관련한 고발 사건의 수시 진행으로 리더십 와해 상황 심화 △비영리민간단체 지원 사업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난 허술한 보조금(지원금) 관리 정황과 수사 의뢰 등으로 경영책임론 대두 등이 적시돼 있다.

앞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일 표 이사장을 불러 “리더십 와해 상황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단의 대책을 실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표 이사장 등 언론재단 관계자들은 정부 광고지표와 관련한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의 고발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 3월 취임한 조선일보·중앙일보·연합뉴스 출신 언론재단 상임이사(본부장)들은 이를 이유로 지난달 정례 간부회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해 항명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언론재단의 정부 광고지표는 정부 광고 집행에 활용해온 에이비시(ABC) 부수공사 자료가 부수 조작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열독률을 5구간으로 나눠 구간별 배점을 하도록 구성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등으로부터 ‘열독률 점수 조작’이란 공격을 받고 있다.

이번 해임 안건은 상임이사들에 의해 상정된 것으로 보인다. 언론재단은 “누가 상정했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나, 한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은 이사들이 상정한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표 이사장과 상임이사 3명, 비상임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표 이사장은 자신의 해임 안건에 의견을 낼 수 없다. 언론재단은 “모든 이사회 안건은 이사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가결될 경우 언론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에 표 이사장의 해임을 요청하게 된다. 표 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10월18일까지다. 언론재단은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에도 문체부가 재단의 정부 광고 대행권 등 핵심 재원을 거둬들이겠다고 압박해 박래부 당시 이사장이 임기 도중 사퇴한 바 있다.

언론재단 노동조합은 이날 ‘이사 3인방은 막장 경영을 당장 멈춰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재단 리더십의 와해는 이사들이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은 것에서 시작됐다”며 “이사 3인은 더 이상 재단을 문제적 집단으로 매도하지 말고 정상적인 경영으로 복귀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정부광고지표 논란과 관련해 잘못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작성됐던 보도 설명자료가 이사의 지시에 의해 삭제되고 보도자료 담당 직원이 외부 단체로부터 고발당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9~10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정부광고지표 논란에 대한 대응에 대해 92.5%가, 이사장 해임 안건 상정에 대해서는 88%가 ‘전혀 합당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사 3인이 경영 활동에 대해서는 ‘전혀 상식적이고 합당하지 않다’는 응답이 85.7%였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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