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실수? 은폐?…LH가 두번 누락한 '철근 부실 단지', 전관이 설계

이정혁 기자, 방윤영 기자 2023. 8. 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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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무량판 구조 아파트 중 철근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하고 보강 공사까지 했음에도 '철근 부실 단지' 발표에서 누락한 곳이 또 있는 것으로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추가로 드러난 가운데 이를 설계한 업체가 '전관'으로 파악됐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날 LH 서울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전수조사에서 1개의 단지가 추가로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단지의 설계, 시공, 감리 업체를 경찰청에 수사 의뢰할 것"이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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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3.08.11.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무량판 구조 아파트 중 철근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하고 보강 공사까지 했음에도 '철근 부실 단지' 발표에서 누락한 곳이 또 있는 것으로 머니투데이 취재 결과 추가로 드러난 가운데 이를 설계한 업체가 '전관'으로 파악됐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가 발주한 파주운정3 A37블록 신축공사에서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지하주차장 기둥에 전단보강근(철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고 현재 4개 기둥이 보강 조치 된 상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공사를 마치고 올해 2월 준공된 곳으로, 지하 1층~지상 22층, 5개동에 걸쳐 총 1810가구다.

이곳은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철근 누락 단지' 15개 목록에 없다. 지난 9일 뒤늦게 추가한 '안전점검 대상' 10개 명단에서도 빠졌다.

LH가 두 번의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서 빼먹은 문제의 단지를 설계한 업체는 LH 주요 보직자 A씨가 세운 전관으로 파악됐다. 이 설계사무소는 이번 단지를 비롯해 그동안 LH가 발주한 설계와 감리 등 각종 크고 작은 용역을 수주해왔다.

국토부 안팎에서는 LH가 해당 단지에 대한 발표 시기를 두 차례나 놓친 것은 단순 실수로 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른바 '순살 아파트'를 둘러싸고 국민적 공분이 높은 상황에서 전관 등이 연루된 것을 감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미 전직 직원들이 있는 업체에 각종 설계공모를 몰아준 의혹이나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준 것도 드러난 상황이다.

지난 8일 LH는 15개 아파트 지하주차장 철근을 빼먹은 업체 74곳 등을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 중에는 일부 LH 지역본부 직원들도 포함됐는데 LH 출신 직원들이 설립하거나 재직 중인 곳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줬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

이한준 LH 사장은 이날 LH 서울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전수조사에서 1개의 단지가 추가로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며 "해당 단지의 설계, 시공, 감리 업체를 경찰청에 수사 의뢰할 것"이라면서 고개를 숙였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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