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의 영광 재현이 목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 한국 바둑 대표팀

윤은용 기자 2023. 8.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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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둑 대표팀이 11일 진천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13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바둑 대표팀의 얼굴은 시종일관 밝았다. 첫 선수촌 입촌에 신기해하고 어색해하면서도, 광저우 대회에서 이룩한 ‘금메달 싹쓸이’의 신화에 도전하겠다는 자신감 또한 내비쳤다.

목진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바둑 대표팀은 11일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4박5일간의 담금질에 들어갔다. 이번 대표팀은 남자 6명, 여자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는데 이날은 건강상 이유로 불참한 박정환 9단과 중국여자바둑리그 일정이 겹친 김채영 8단, 김은지 6단 등 3명이 함께하지 못했다.

도착 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대표팀은 저마다 선수촌 입성에 대한 남다른 기분을 드러냈다.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은 “바둑 기사가 운동 선수들과 함께하는게 흔하지 않은데 여기 들어와서 많이 보니까 뭔가 굉장히 새롭다. 설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오유진 9단도 “많이 둘러보지는 않았는데 들어오면서 굉장히 공기도 좋고 좋은 환경이라 생각했다. 식사시간에 많은 선수들을 봤는데,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바둑은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후 오랫동안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러다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13년 만에 부활했다.

한국은 광저우 대회 때 한국 바둑의 자존심을 전세계에 알렸다. 당시 남녀단체전과 혼성페어 등 총 3개 종목에 걸린 금메달 3개를 전부 가져왔다. 이번 대회 역시 3개 종목인데, 남녀단체전과 함께 혼성페어 대신 남자 개인전이 새로 신설됐다. 중국이 자타공인 남녀 1인자인 신진서와 최정 9단이 합을 맞출 혼성페어에서 한국에 승산이 없다고 보고 남자 개인전을 만든 것이다. 여자 개인전은 최정을 이길 상대가 없다보니 아예 구상에도 없었다.

최정은 “여자도 개인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이건 우리가 결정할 부분이 아니다. 그저 단체전에 열중할 수 있다는 좋은 의미라만 생각하겠다”며 “이번에 중국 여자 대표팀도 세지만, 일본도 만만치 않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목 감독은 이번 입촌 기간 중국 룰로 치뤄지는 아시안게임에 맞춰 중국 룰 적응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 한국 룰과 중국 룰은 대부분이 비슷하지만, 덤 차이 등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목 감독은 “선수들이 기술적으로는 완성됐지만 이번에는 중국 룰로 개최된다. 한국 룰과 중국 룰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덤 차이만 하더라도 한국은 6집 반, 중국은 7집 반으로 다르다”며 “이런 부분을 100% 이해하고 임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 종반 끝내기 부분에서 복잡한 변화에 따라 승패가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것은 정확히 모르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모로 경계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럼에도 13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자신감은 있다. 목 감독은 “부담은 나와 코치들이 안고 가고 기사들은 평소 기량 발휘를 잘 하도록 하겠다. 광저우 대회 때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대회에서 연이은 패배를 당했던 신진서도 “비록 몇 번 졌지만 자신감은 어디가지 않는다. 난 단체전에서 늘 좋은 성적을 내왔기에 자신감도 충분하다”며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최정 역시 “객관적으로 우리가 가장 강하다는 것에 다들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우리가 가장 신경이 쓰이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진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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