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라서?…‘바이든 암살 계획’ 70대 사살에 이웃들 “병약한 노인일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윈덤·투사얀=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70대 남성이 FBI(연방수사국) 요원들과 대치하다 사살된 가운데, 지팡이 짚은 힘 없는 노인에게 과잉대응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 시각 9일 오전 6시 15분쯤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남부에서 FBI 요원들이 74살의 크레이그 로버트슨의 자택을 급습해 체포영장을 집행하던 중 로버트슨을 사살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미 유타주 솔트레이트시티 남쪽 프로보시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살해 위협을 가한 70대 용의자의 주택을 조사하고 있다. 프로보=AP연합뉴스

 
당시 로버트슨은 총기를 들고 FBI와 대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수개월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등에 대한 위협을 가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로버트슨은 지난 7일 바이든 대통령이 9일 유타주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묻어 놓은 길리슈트(위장복)를 꺼내고 M24 저격용 라이플의 먼지를 털고 있다”고 적었다.

로버트슨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로 알려졌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을 기소한 앨빈 브랙 뉴욕 맨해튼 지방 검사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촬영된 크레이그 로버트슨에 대한 미 지방법원의 소장. 크레이그 로버트슨이 SNS에 “바이든이 온다”며 암살이 암시한 내용이 포함됐다. AP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9월22일에는 페이스북에 “대통령 한 두 명을 암살할 때가 됐다”며 “우선 조와 카말라부터”라고 써 바이든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했다.

브랙 뉴욕 맨해튼 검사장에 따르면 그는 다른 온라인 글에서 “브랙의 이마에 내 9mm 권총으로 멋진 구멍을 내 피가 흐르고 그의 생명이 지옥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경련을 보고 싶다”고 썼다.

체포 작전은 바이든 대통령이 유타에 도착한 9일 새벽에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9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라이트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이웃들은 그가 70대의 병약한 노인으로, 대통령 암살을 할 인물은 아니라고 전했다.

한 이웃은 AP에 “평소 지팡이를 의지해 걸었기에 대통령을 저격하기는커녕 솔트레이크시티까지 운전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