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공동 개발 코로나 신약 정체는 '조코바'… 이달 첫 환자등록

이창섭 기자 2023. 8. 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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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IH 후원 '조코바' 임상시험, 국내서 첫 환자 등록 시작
미국이 주도해 신종 감염병 대응 치료제 개발… 첫 후보가 조코바
한국의 국립감염병연구소도 협력… 대형병원 4곳서 진행
"최근 확진자 늘어 환자 등록 수월"… 이르면 12월 종료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 진행하는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조코바'(개발명: S-217622)의 국내 임상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3월 국내 임상 시험 허가를 받은 뒤 5개월 만이다. 이달 초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에서 환자 등록을 시작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중앙대병원도 곧 환자 모집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지원하에 신종 감염병 출현에 대비해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시험이다. 최근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조코바가 대규모 글로벌 임상 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할지 주목된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이번주 조코바의 효과·안전성을 평가하는 'STRIVE' 임상 시험의 참가자를 각 1명씩 모집했다. STRIVE는 'Strategies and Treatment for Respiratory Infections and Viral Emergencies'(호흡기 감염과 바이러스 비상사태 대응 전략과 치료법)의 약자다. 이 연구는 미국 NIH 산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돈을 지원하고, 미네소타대학교가 주관하는 글로벌·대규모·다기관 임상 3상 시험이다.

전날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는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 진행하는 국내의 STRIVE 임상 시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어떤 제약사의 무슨 약물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에서는 특정 회사와 약물 이름 등이 언급되며 여러 추측이 오갔다. 국립감염병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시험되는 건 시오노기제약의 약물(조코바)이 맞다"고 밝혔다.

STRIVE 연구의 전 세계 참가 환자 수는 1500명이다. 임상 설계상 한국 참가자 수는 50명이다. 국내에서는 분당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서울성모병원·중앙대병원 4곳이 참여한다. 중앙대병원은 곧 환자 모집과 등록을 시작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주관 기관인 미네소타대학교와의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공시적인 임상 기관으로 아직 등록되진 않았다. 장의진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곧 계약을 체결하고 임상 기관으로 등록한 뒤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에 환자 등록을 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STRIVE 국내 연구는 한-미 협력의 산물이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지난해 4월 NIAID와 연구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다국가 임상 시험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STRIVE의 글로벌 임상 시험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한국은 올해 초부터 임상 시험을 진행할 연구기관을 물색했다.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된 4곳의 병원이 선정됐고, 올해 3월 임상 허가를 받았다.

시험은 참가자를 투약군과 위약군으로 나누어 눈가림(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된다. 투약군은 조코바를 복용하고 동시에 표준치료 요법인 '렘데시비르'를 맞는다. 위약군은 조코바 대신 플라시보를 복용한다. 5일 동안 투약하고 이후 60일간 환자의 회복 정도, 사망률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번 연구는 미국 연구기관이 직접 주도해 조코바의 효과를 입증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코로나19 등 새로운 호흡기 감염병이 다시 창궐할 때 대응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목적이다. 그 첫 번째 후보약물로 조코바가 선정된 것이다. 조코바는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개발했지만 국내에서는 일동제약이 독점 판매·개발권을 보유했다. 임상 시험 결과에 따라 일동제약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관건은 임상 시험이 언제 끝나느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국내 임상 설계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시험이 진행된다. 환자 모집이 얼마나 빠르게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글로벌 STRIVE 연구의 종료 시점은 2024년 8월31일이다.

중앙대학교병원의 STRIVE 연구 책임자인 정진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주부터 코로나19 확진 후 입원하는 환자들이 워낙 많아졌다"며 "곧 임상 시험 대상자에 해당하는 환자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인 환자 수가 어느 정도 포함되면 연구를 빨리 마감할 수도 있다"며 "올해 12월에 끝날 수도 있고, 몇 개월 더 연장해 봄이나 여름까지 진행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동제약은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코바의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조코바는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시험에서 위약 대비 바이러스 검출량을 30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기침 △인후통 △콧물 및 코막힘 △발열 △피로감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5가지 주요 증상의 개선을 앞당겼다. 이런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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