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안정에도 2분기 한전 ‘적자 2조원’···누적적자 47조원
한전 “자금조달 제한 예상··요금 인상 추진”
가스공사 2분기 영업이익 29.1% 감소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한 가운데 전기요금은 꾸준히 올랐지만 한국전력이 올해 2분기에도 2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3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약 47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전은 올해 2분기 영업적자 폭이 2조2724억원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는 한전의 연속 적자가 시작된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한전의 분기별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 약 10조8000억원으로 정점에 달했다가 올해 1분기 약 6조2000억원으로 줄어든 뒤, 적자 폭이 점점 줄고 있다.
이는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꾸준히 내린 데다 전기요금은 오른 데 따른 영향이다. 한전에 따르면 1㎾h(킬로와트시)당 전력 구입 단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된 2021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단 한 차례(2022년 6월)를 빼고 모두 판매 단가보다 높았다.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는 2021년부터 올해 1분기에 걸쳐 총 47조원에 달하는 한전 누적 적자의 핵심 원인이 됐다.
그러나 5월부터 ㎾h당 판매 단가가 구입 단가보다 6.4원 높아져 역마진 구조가 깨졌다. 6월에는 판매단가가 구입 단가보다 31.2원 높아졌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는 3분기에는 한전이 약 1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10개 분기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2021년 이후 누적된 약 46조9500억원에 달하는 한전 적자를 빠르게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정상화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h당 51원을 올려야 2026년에는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인상 폭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21.1원에 그쳤다.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까지 고려할 때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도 변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감산 등의 영향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 9일 배럴당 84.4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과 글로벌 수요 증가로, 올해 말까지 석유 재고가 감소하면서 향후 몇 개월간 유가는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전력도매가격은 5월 143.64원을 찍은 후, 6월 147.13원, 7월 153.52원을 기록하는 등 오름 추세에 있다. 8월에도 11일까지 평균 150원을 웃돌고 있다. 전력도매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조만간 역마진 구조로 전환될 가능성도 크다. 한전의 천문학적인 적자가 지속된다면 송·배전망 투자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반도체 등 국가 첨단산업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돼 채권발행 여력이 줄어들어 향후 자금조달 제한이 예상된다”며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한국가스공사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1% 줄어든 20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LNG 가격 하락으로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고 했다.
2분기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 잔액은 전분기 대비 6292억원 늘어난 12조2435억원을 기록했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의 안정으로 미수금 증가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민수용 도시가스는 원가 이하로 공급되고 있다고 가스공사는 설명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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