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 찾아 라방·유튜브로···홈쇼핑 '탈TV' 가속
부진했던 실적 탓···송출수수료 부담 커
T커머스 규제완화 움직임 일자 위기감↑
TV홈쇼핑업계가 잇따라 라이브커머스와 유튜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시장 침체와 송출수수료 부담의 영향으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받아들자 새로운 채널을 개척해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최근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라이브커머스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모바일 채널을 강화하기로 했다. 모바일 앱 내에 '푸드숏클립' 코너를 신설해 10일 기준 58개의 숏폼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테스트를 거쳐 이듬해 공식 서비스를 내놓는다. 향후에는 식품에 이어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T커머스(데이터홈쇼핑)채널 CJ온스타일플러스에서도 한 시간 안팎으로 송출하는 기존 형태를 벗어난 10분 방송 ‘쪼개기쇼’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여기서는 대용량·다구성 묶음이 부담인 1인 가구를 겨냥한 소용량 판매를 내세웠다. 공식 유튜브 채널도 리뉴얼을 거쳐 드라마·정보성 예능 콘텐츠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숏폼 콘텐츠를 고도화하고 내년부터는 이를 적극 활용해 유튜브·모바일 라이브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달 중 유튜브쇼핑에서 첫 라이브방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유튜브가 지난 6월 말 한국에 개설한 공식 쇼핑 채널을 활용해 확장을 꾀하려는 시도다. 여기서는 자체 IP(지적재산권) 캐릭터인 벨리곰의 굿즈를 생방송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하반기 성장을 위해 자체 IP 마케팅을 강화하고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GS샵도 협업을 통해 타 유튜브 채널에서 상품을 소개한 뒤 라이브커머스에 해당 유튜버를 출연시켜 상품 판매를 이어가는 방식을 최근 시도한 바 있다.
주요 TV홈쇼핑사들이 잇따라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건 부진했던 실적 탓이 크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주요 4개사인 △현대홈쇼핑 △GS샵 △롯데홈쇼핑 △CJ온스타일의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모두 줄었다. GS샵과 롯데홈쇼핑은 매출이 10% 넘게 빠지며 적신호가 켜졌다.
업계에서는 전반적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송출수수료 부담을 지목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TV홈쇼핑과 T커머스를 포함한 17개 채널이 유료방송사업자(케이블TV·위성·IPTV)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지난해 2조 4148억 원에 달했다. 1조 1347억 원을 기록한 2015년부터 매년 부담이 커지는 추세다. 이 밖에도 주 고객층의 노후화·경기 침체·e커머스 부상 등 거시적 악재가 산적해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여기에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T커머스 규제를 일부 완화하려는 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TV홈쇼핑 업계에선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T커머스는 방송을 통해 판매와 광고 효과를 동시에 낸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유사하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정부가 제정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송출 화면의 절반 이상을 데이터(선택 메뉴 버튼 등)로 구성하고 생방송 송출을 금지하는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T커머스업계는 이 같은 규제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가이드라인이 산업 발전을 저해하며, 방송 편성을 규제하는 건 관련 법령에 위배된다는 이유에서다.
TV홈쇼핑 업계는 T커머스 규제가 해제될 경우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가 10일 주최한 ‘TV홈쇼핑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는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T커머스의 생방송 허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발제자로 참여한 하주용 인하대학교 교수는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 위배 △방송법 규율체계 모순 야기 △데이터방송 도입 취지 몰각 △선호 채널 경쟁 심화 △시청자 복지 훼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변상규 호서대학교 교수도 “생방송 허용으로 T커머스 사업자 매출이 증대될 경우 채널 경쟁이 심화돼 송출수수료가 증가하고, 결국 제품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후생 감소 등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며 “홈쇼핑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는 정책보다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TV홈쇼핑 산업의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T커머스와의 구분까지 모호해질 경우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하는 효과를 낳게 돼 시장 전반의 침체를 낳을 수 있다는 의미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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