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세게 맞았다” KT 사령탑 강동훈 감독의 반성과 성찰, ‘전화위복’ 될까[SS인터뷰]

김민규 2023. 8. 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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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훈 KT 롤스터 감독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 LCK


[스포츠서울 | 종로=김민규기자]‘승리하면 조금 배우지만, 패배하면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크리스티 매튜슨의 격언이다. 때론 시련 없는 순항보다 암초를 만나더라도 그 가치가 더 큰 성장을 위한 귀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서머시즌 KT 롤스터는 그야말로 거침없이 진격했다. 최종 성적 17승1패(득실+29)로 1위를 찍었고 정규리그 2라운드는 전승으로 마무리했다. 왜 ‘서머의 KT’라 불리는지 그 자격을 증명했다.

브레이크 없는 KT의 질주에 서머시즌 결승까지 순탄할 것이라 예상됐지만 플레이오프 2라운드 첫 경기에서 T1이란 암초에 걸렸다. KT 사령탑은 플레이오프 2라운드 상대로 T1을 지목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KT는 10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롤 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 T1과의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KT는 플레이오프 3라운드 패자조로 내려가 젠지와 한화생명의 대결 패자와 대전행 막차를 위한 맞대결을 펼친다.

패배의 충격이 크다. 정규리그 매치 16연승, 별다른 시련 없이 직진해 달려온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날의 패배가 KT에 ‘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오히려 복이 됨)’이 될 수 있을까. KT 강동훈 감독은 “매를 세게 맞았다”고 씁쓸한 마음을 내비치면서도 “패배를 토대로 정신을 다잡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냉철함도 잊지 않았다. 팀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T1이 더 잘했다고 돌아봤다. 강 감독은 “패배한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안 좋은 게 너무 많이 나왔다. 올라가지 못해서 어떤 얘기들이 있었는지 100% 알진 못하지만 밴픽과 플레이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내가 인터뷰 때 얘기했던 것처럼 T1이 좀 더 잘한 부분이 많았다. 그 부분에서 선수들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매를 세게 맞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KT 롤스터 선수단. 사진 | LCK


아쉬웠던 점이나 패배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는 밴픽과 소통, 심리적인 부담감을 꼽았다.

강 감독은 “우리가 준비했던 밴픽을 100% 다 보여주지 못했는데,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이번에 보여주고자 했던 마음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것보단 좀 더 단단하게 흐트러짐 없이 깔끔한 운영을 원했는데 잘 안된 것 같다”며 “조합과 밴픽적인 부분에 다시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2세트 같은 경우는 초반에 사고가 너무 크게 났다. 2세트를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세트는 밴픽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며 “코치들과 많은 얘기를 해봐야할 것 같다. 전날 오랜 회의를 한 것들이 경기장에 와서 좀 수정이 됐는데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또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쫓기는 느낌, 압박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패배로 그 부분에서 많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부분들을 체크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KT에겐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았다. 오는 13일 젠지와 한화생명 대결의 패자와 맞붙어 승리하면 대전행 막차에 올라 결승진출을 위한 기회를 살릴 수 있다.

강 감독은 “비록 졌지만 빨리 추슬러야 한다. 분위기가 다운되고 그럴 게 아니다. 정신 바짝 차려서 우리가 수정할 부분들을 고치고 얘기도 많이 해야 한다. 정신도 다 잡아야 할 것 같다”며 “선수들이 게임 내에서 서로 간에 소통이나 정보전달, 설계 등 모든 부분을 포함해서 우리가 좀 더 잘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규리그에서 잘했던 것은 다 필요 없다. 지금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경기까지 빨리 정신 차려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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