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류현진, 웬만해서는 막을 수 없다···14일 컵스전 선발로 공식 예고

토론토 류현진이 지난 8일 클리블랜드전에 선발 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류현진(36·토론토)이 빠른 회복력으로 정상 등판을 예고하며 강한 재기 의지를 확인했다.

토론토 구단은 14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전 선발 투수로 류현진을 11일 예고했다. 로테이션대로는 지난 등판 뒤 닷새 쉬고 원래 던지기로 예정돼 있던 순서다. 현지 언론은 “12일 불펜피칭 뒤 문제 없으면 예정대로 컵스전에 출격한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8일 클리블랜드전에서 4회까지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4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면서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고 쓰러져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검사 결과 다행히 타박상으로 진단 받았지만 맞은 부위가 크게 부어올라 다음 등판 순서를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부기는 많이 가라앉은 상태로 전해졌다. 토론토가 예정대로 14일 컵스전에 류현진을 선발로 예고한 것은 던지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불펜피칭 뒤 별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류현진은 14일 컵스전에서 다시 첫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1년 간 재활한 끝에 2일 볼티모어를 상대로 14개월 만의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신중하게 여러 단계로 점검을 거쳐 돌아온 류현진은 강팀 볼티모어를 상대로는 난타 당하며 5이닝 9안타(1홈런) 4실점으로 패전했다. 두번째 등판에서는 완전히 다른 쾌투를 펼치던 중 타구에 무릎을 맞아 일찍 물러났다.

복귀 뒤 세번째로 만나는 컵스 타자들은 클리블랜드에 비해 훨씬 강하다. OPS(출루율+장타율)가 0.754로 메이저리그 전체 8위다. 장타율(0.420)도 준수하지만 출루율(0.334)이 전체 4위다. 특히 볼넷이 전체 3번째(415개)로 많다.

LA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던 코디 벨린저가 가장 경계할 타자다. 올해 컵스에 합류한 벨린저는 현재 타율 0.327에 17홈런을 치며 OPS 0.927을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모렐(18홈런), 댄스비 스완슨(17홈런), 패트릭 위즈덤(19홈런), 이안 햅(13홈런) 등 한 방을 가진 타자도 여럿이다. 이 중 스완슨을 제외하면 류현진이 모두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이기도 하다.

류현진이 클리블랜드전에서 호투할 수 있었던 것은 주무기 체인지업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복귀전에서 아직 힘이 덜 실린 채 체인지업 제구도 되지 않아 장타를 허용했던 류현진은 두번째 등판에서는 체인지업의 구위가 살아나 완전하게 제구되자 완전히 다른 투구를 할 수 있었다.

복귀전에서는 많이 맞았어도 5이닝을 버텨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불과 두번째 등판에서 4이닝 노히트로 36세 베테랑이 얼마나 치열하게 재기를 준비해왔는지 보여주었다. 세번째 등판에서 타격 강팀 컵스를 상대로 체인지업의 힘을 유지해 보여준다면 류현진은 돌발 부상 변수마저도 꺾고 수술 뒤 재기를 향한 청신호를 켤 수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