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어, 흥민' 케인(30, 바이에른 뮌헨), 4년 계약 합의 → 13년 만에 토트넘 떠난다...'손-케 듀오'는 8년 만에 해체 임박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드디어 길고 길었던 이적설이 끝나는 모양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1일(한국시간) “해리 케인(30, 토트넘 홋스퍼)이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결심했다”라고 전했다. 독일 매체 ‘빌트’는 “케인이 토트넘에 뮌헨 이적을 위한 메디컬 테스트 허락을 구했다”라고 보도했다.
결국 길고 길었던 이적설이 끝난다. 올여름 케인은 뮌헨과 끊임없이 연결됐다. 뮌헨은 지난 시즌 최전방에 공백이 생기며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 여름 ‘주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FC바르셀로나로 이적시켰다. 그리고 독일 분데스리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힘겹게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팀 내 최다 골은 17골을 넣은 세르주 그나브리였다. 레반도프스키가 이적 직전 2021-22시즌에 모든 대회 50골을 넣은 것에 비하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었다.
덕분에 올여름 최전방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케인을 노렸다. 케인은 프리미어리그에서만 3번의 득점왕을 차지한 공격수다. 또한 213골로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었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이 리그 8위에 머무는 사이, 홀로 30골을 넣었다. 엘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득점 2위에 올랐다. 팀의 부진에도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선수다.
장점도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준수한 골 결정력을 장착했다. 또한 강력한 발목 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괴력 있는 슈팅이 일품이다. 골을 넣기 위한 움직임도 탁월하며 헤더 능력도 갖췄다. 게다가 정확한 패스 능력을 바탕으로 한 연계 플레이도 뛰어나다. 덕분에 상대 뒷공간을 침투하는 손흥민과 완벽한 호흡을 뽐내기도 했다.
이처럼 완벽한 공격수이기에 토트넘은 쉽게 보낼 수 없었다. 또한 케인은 토트넘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케인은 2010년 토트넘 1군에 데뷔했다. 이후 경험을 쌓기 위해 노리치 시티, 레스터 시티 등으로 임대를 떠난 것을 제외하면 줄곧 토트넘 소속이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280골을 몰아넣은 케인은 팀 역대 최다 득점자이기도 하다.
당연히 토트넘은 올여름 케인에게 재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케인이 이를 거부했다. 모든 기류가 바뀌었다. 현재 계약은 내년 여름에 만료된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에도 케인과 함께한다면,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자유 계약(FA)으로 케인을 놓아줄 위기에 처했다.
케인이 재계약을 거부한 가장 큰 원인은 토트넘의 무관 행진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케인이 1군에 데뷔한 후 13년 동안 공식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오르기도 했지만, 리버풀에 0-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반면 뮌헨은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분데스리가 통산 32번의 우승을 달성했으며, 최다 우승팀이다. 또한 UCL 우승만 6회다. 케인에게 우승 트로피를 보장해 줄 수 있는 팀이다.
케인이 재계약을 거부하자, 토트넘은 매각에 나섰다. 다니엘 레비 회장은 케인의 몸값으로 1억 파운드(약 1,670억 원)를 책정했다. 뮌헨은 이만한 금액을 지불할 의향이 없어 보였다. 총 세 번의 제안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하지만 케인 영입에 진심이었다. 얀 크리스티안 드레스덴 CEO와 마르코 네페 디렉터는 뮌헨의 아시아 투어에 동행하지 않았다. 케인 영입 협상을 위해 런던으로 날아갔다.
그런데 레비 회장의 태도가 미적지근했다. 레비 회장은 협상 도중 가족과 함께 미국 마이애미로 2주간 휴가를 떠났다. 뮌헨의 입장은 난처해졌고, 케인은 토트넘 잔류가 유력해졌다.
그러던 중 결국 토트넘이 뮌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1억 유로(약 1,452억 원)에 여러 옵션이 붙었다. 옵션을 포함하면 총 1,74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계약이다. 토트넘이 제안을 받아들인 계기는 조 루이스 구단주의 지시 때문으로 보인다. 루이스 구단주는 케인이 FA로 풀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케인 정도 되는 선수를 공짜로 내보내는 것은 막대한 손해를 입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두 팀은 모든 합의를 마쳤다. 이제 케인의 결정만이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케인은 뮌헨 이적을 선택했다. 이렇게 케인은 13년 만에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
케인의 이적 소식에 ‘영혼의 파트너’ 손흥민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손흥민과 케인은 최근 몇 년 동안 함께 토트넘을 이끌었다. 47개의 합작 골로 역대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합작 골을 넣기도 했다. 축구 팬들은 두 사람에게 ‘손케)손흥민+케인) 듀오’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케인이 없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부터 ‘홀로서기’에 들어갈 예정이다. 결국 ‘손케 듀오’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합류했던 2015년 이후 8년 만에 해체하게 됐다.
케인의 이적으로 토트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쉽게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케인의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골에 그쳤다. 하루빨리 최전방 공격수를 영입해 새로운 시즌을 대비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케인은 손흥민 대신 또 다른 한국인 선수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바로 김민재다. 김민재는 올여름 뮌헨의 수비 강화를 위해 나폴리를 떠나 합류했다. 지난 시즌의 활약이 압권이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에 합류하자마자 주전을 꿰찼다. 강력한 신체 조건과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매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들을 제압했다. 총 45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았고,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뮌헨은 강력한 공-수 밸런스를 구축하게 됐다. 후방에서는 김민재가 든든히 골문을 지키며, 최전방에서는 케인이 상대 골문을 조준한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브렌트포드-토트넘 경기는 13일 일요일 밤 10시에 시작한다. 이 경기를 포함, 토트넘의 PL과 FA컵은 스포티비 온(SPOTV ON)과 스포티비 나우(SPOTV NOW)에서 만날 수 있다.
한편, 스포티비(SPOTV)는 2023-24 PL 개막을 맞아 서울 반포동 한강 예빛섬에서 브렌트포드-토트넘 경기를 생중계로 단체 관람할 수 있는 'SPOTIME SEASON OPENING' 행 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 관련 문의는 OTT 스포티비 나우나 스포티비 홈페이지 공지 사항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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