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 前 해병 수사단장 '수사 거부'에 "매우 부적절… 유감"

"군 기강 훼손·군사법 신뢰 저하… 법·원칙 따라 진행"
해병대 "7월31일 참모회의서 '이첩 보류' 지시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2023.8.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허고운 기자 = 국방부 검찰단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고 조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등 혐의로 입건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검찰단 수사에 불응하기로 한 데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며 유감을 표했다.

검찰단은 11일 입장문을 통해 "박 대령의 오늘 수사 거부는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방해하고 사건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어 군 기강을 훼손하고 군사법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행위"라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단은 박 대령의 수사 거부에"이에 국방부 검찰단은 강한 유감을 표하며,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당초 이날 오전 박 대령에 대한 2차 소환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대령은 이날 취재진 앞에서 "국방부 검찰단은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한 (채 상병 사망) 사건 서류를 불법적으로 회수했고, 수사에 외압을 행사하고 부당한 지시를 한 국방부 예하조직이어서 공정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오늘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명백히 거부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2023.8.11/뉴스1 ⓒ News1 박응진 기자

박 대령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군통수권자로서 한 사람의 군인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말고, 내가 '제3의 수사기관'에서 공정한 수사·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길 청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박 대령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배포한 자료에선 이 장관에게 채 상병 관련 대면 보고를 실시한 지난달 30일 이후 이달 2일 오전 해당보고서를 경찰에 이첩할 때까지 해병대 수사단에 대한 직접적인 명령권을 갖는 김 사령관으로부턴 '이첩 보류'에 관한 명시적 지시가 없었다고 재차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자 해병대사령부는 별도 입장문을 통해 "김 사령관은 지난달 31일 오후 4시 참모회의를 열어 '이달 3일 장관 해외 출장 복귀 이후 조사자료를 보고하고 이첩할 것'을 수사단장(박 대령)에게 지시했다"고 반박했다.

사령부는 "박 대령 주장 중 사실과 다른 부분들은 국방부 검찰단의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박 대령이 현역 해병대 장교로서 사령관과 일부 동료 장교에 대해 허위사실로 일방적 주장을 하고 있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령이 (검찰단) 수사를 거부하더라도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검찰단이 구속이나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