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쇼] 이수정 "커뮤니티에 '칼 들고 다닌다'던 최원종, 시그널이었다"
- 묻지마 범죄에도 하위유형…최원종, 피해망상 부합
- '칼 들고 다닌다' 온라인 글, 사전 시그널로 보여
- '살인예고' 늘어나도 실제 사건은 극소수에 불과
- 포털의 혐오발언 방치, 경쟁적 살인예고로 이어져
- 공중협박죄 필요, 글만 올려도 벌금이라도 내게해야
- 美 86년 첫 총기난사, 방치하다 통제불가능해졌다
- 日, 아베 사망 이후 경찰이 온라인 위험정보 수집
- '도리마 살인' 원인은 히키코모리, 한국에도 24만명
- 사회 서비스로 끌어들여 위험 감소시키는 노력 필요
- 가석방 없는 종신형? 교화 가능성 박탈에 부작용 우려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09:00)
■ 일자 : 2023년 8월 11일(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김태현 :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 성남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잇단 묻지마 범죄로 우리 사회에 그늘이 졌습니다. 정치가 짚어야 할 아젠다를 던지는 정치쇼 아젠다. 오늘은요, 한국의 묻지마 범죄자들 이런 사람들을 심층적으로 만나온 이수정 경기대 교수와 함께 이 문제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될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수정 : 안녕하십니까.
▷김태현 : 서현역 피의자 최원종의 범행동기가 밝혀졌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자신을 감시하는 스토커 집단이 있다는 망상 때문이다, 이렇게 일단은 밝혀진 것 같은데 최원종 본인의 말 한번 들어보고 오겠습니다.
(녹취)
▷김태현 : 교수님, 저 얘기 들으시고 이걸 어떤 특성을 포착하셨어요? 우리가 소위 말하는 묻지마 범죄, 이 유형의 전형적인 케이스에 해당하는 겁니까 아니면 다른 특성이 있습니까?
▶이수정 : 그러니까 묻지마 범죄가 하위유형이 있어서 그중에 한 25~30% 정도가 피해망상 등이 있는 부류가 있어요. 그런데 그 부류에 지금 최원종은 현저히 적합성이 있다, 이렇게 보이는데 그런데 제가 교도소에서 만나본 사람들은 대부분 조현병 진단을 갖고 있었는데 지금 최원종은 조현병은 아니고 분열성 성격장애라고 해서 넓게 보면 최근에는 조현스펙트럼 장애라고 하는 사고체계가 망가지는 겁니다. 그래서 보시면 이 사람은 환청이나 환시 같은 양성증상은 경험하지 않는데 굉장히 체계화된 어떤 망상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자신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누누이 언론 앞에서 설명하려고 애쓰잖아요.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이 사람은 실제로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추정이 되고 그것 때문에 일종의 자신의 신변을 지키겠다는 목적의 흉기난동이었다, 이런 걸 현재 주장하고 있는 바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현 : 본인의 주장은요. 그런데 이게 학계분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묻지마 범죄 유형에 대해서. 교수님은 세 가지로 저는 분류하신다고 들었거든요. 예를 들면 정신장애 유무, 반사회, 외톨이형 이렇게라고 하는데 최원종은 이 세 가지 다 해당하는 거예요?
▶이수정 : 세 가지에 다 해당하는 거고요. 그런데 반사회성은 제가 2012년도에 전국의 교도소를 다니면서 이런 묻지마 살인범, 살상을 한 사람들을 다 면담을 하라고 해서, 검찰에서. 그래서 전부 돌아다니면서 법무부에서 추천받은 사람들이 한 30명 있었는데 그중에 심리검사나 면담을 모두 다 분석 가능하게 마친 사람이 12명이라서 그 사람들을 다 가지고 보고서를 쓴 게 있어요. 그런데 지금 그 보고서가 언론에 언급이 돼서 이런 게 알려지고 있는데 반사회성이라는 얘기는 그냥 반사회적 사고만 하는 것이 아니고요. 전과 17범, 18범 있었잖아요. 그런 식으로 전과가 누적된 타입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정말 어릴 때부터 소년전과부터 시작해서 출소 후 바깥에서 6개월 이상을 살아남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폭력, 상해, 갈취 이런 것들로 연명하면서.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출소를 해도 또 누군가 희생양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지난번에 부산의 돌려차기한 사람이나 이번에 17범, 아주 극단적인 반사회적인 생각으로 또래 남성들을 공격한 사람. 분풀이성 범죄죠, 그런 건, 그런 사람들이 한 부류가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나머지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나머지 중에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도 있고 또 밑도 끝도 없이 정신병력도 없고 전과도 없는데 굉장히 오랫동안 혼자 산 사람들. 그래서 사회적 네트워크가 모두 끊겨서 결국은 사회를 향해서 뭔가 분출시키려는 노력을 범죄로 하는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 그런 걸 보고한 적이 있죠.
▷김태현 : 알겠습니다. 최원종 같은 경우에 흉기난동 시도 며칠 전에 온라인 커뮤니티에 칼을 들고 다닌다, 이런 글을 올리기도 했다던데 이게 그럼 일종의 살인예고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이수정 :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태현 : 사전 시그널.
▶이수정 : 요즘은 특히 누구나 SNS를 쓰고 범죄자들도 출소하자마자 다 SNS 활동을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정보들을 남겨요. 그런데 최원종같이 피해망상이 있으면서 계속 누군가 나를 해코지할지도 모른다는 망상이 있는 경우 가장 위험한 타입입니다. 조현병 환자들이 다 위험한 게 아니고요. 조현병 환자들 중에 극소수 피해망상이 있는 사람들만 어떤 본인의 방어 목적의 흉기난동 같은 것을 벌이는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망상이 있으면 뭔가 기록을 남겨요, 위험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 정보를 미리 파악을 할 수 있으면 그 사람이 언제 어느 때에 폭발적으로 터져 나올지 모른다, 이런 게 예견 가능한데요. 일본의 경우에 참고로 일본의 전 수상도 사망하셨고요. 이번 수상도 사제폭탄으로 거의 사망할 뻔했잖아요. 미국 같으면 총기난사지만 일본의 경우가 우리랑 가장 근접하니까, 총기는 통제가 되니까. 그런 사건들에서 최근에 일본 경찰은 그런 위험정보라고 합니다. 온라인상에 떠 있는 위험정보, 예고글이나 무슨 이메일 같은 것을 보내는 그런 정보들 신고 보내면 다 축적해놨다가 그걸 공안에다가 이런이런 위험한 사람들이 이런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정보를 알려준다고 해요. 그러면 그런 정보를 토대로 해서 혹시라도 있을 법한 돌발행위 그런 것들을 예방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알려지죠.
▷김태현 : 교수님, 그럼 묻지마 범죄라는 것 있잖아요. 이것하고 그전에 최원종 같은 경우에는 살인예고글이 범죄로 실질적으로 다 이어진 건데 일반적으로는 어떻습니까? 이것 다 일반화시킬 수 있는 거예요? 살인예고 이런 글을 올린 사람들은 대부분 범죄로 이어진다, 이렇게.
▶이수정 :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고요. 은둔형 외톨이도 범죄의 원인이 아니고 조현병도 범죄의 원인이 아니고 살인예고도 사실은 실제로 일어날 만한 사건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고글을 올린다고 다 실행능력이 있는 건 아니고 실행 가능성이 높지 않은 사람도 많아요. 반 이상이 미성년자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지금 온라인 액티비티가 문제이다 이렇게 보는 게 맞겠죠. 온라인에서 워낙에 헤이트 스피치, 서로 혐오발언하는 것. 표현의 자유라는 장막 속에서 익명으로 서로 막 공격하는 이런 일들이 주요 포털을 통해서, 어떤 특정 포털들을 통해서 사실 방치됐잖아요. 그 연장선상에서 지금 살인예고글을 경쟁을 하듯이 올리는 사람들이 있죠. 그런 사람들은 사실은 전혀 실행 의도도 없이 검거를 하면, 그러니까 경찰이 확인을 하면 장난이었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다수가 있다는 건데 문제는 그런 사람들만 있으면 우리가 지금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없는데 실제로 살인예고, 실제로 살인행각을 벌일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보니까 지금 구속을 시킨 사람이 제가 알기로는 6, 7명이 있다. 그런데 그 구속의 기준은 결국은 실행에 옮겼느냐 하는 여부가 아마도 그 기준이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현 : 실행 가능성이 있었느냐는 질문에요?
▶이수정 : 그렇죠. 흉기가 있다거나 흉기를 들고 고속터미널은 실제로 갔잖아요. 가서 피해자를 물색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예비적인 행위를 한 경우에는 지금 살인예비죄까지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태현 : 현행법상 예를 들어서 실행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이나 법원이 판단하면 살인예비죄로 처벌하는 건데 그런데 지금 보도 난 것 보니까 공중협박죄 이것 신설하겠다. 그럼 이걸 신설하면 살인예비의 단계에 가지 않아도 살인예고글 올리고 흉기 사지도 않고 글만 올린 것 가지고도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이수정 : 저는 그것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게 사실 미국은 총기난사가 워낙에 심각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일종의 테러 예비정보죠. 이런 것들에 대한 어떻게 보면 제재를 하죠. 그렇기 때문에 누구를 죽이겠다고 공공연히 온라인, 불특정인들이 올라오는 온라인 게시판에다가 몇 날, 며칟날 어디서 어떻게 죽이겠다 이런 예고글을 내버려두는 나라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김태현 : 그래요?
▶이수정 : 그렇습니다. 이게 무슨 표현의 자유라고 해서 아무 글이나 마구 올리면 되는 것이 아니고요. 그런 불법정보에 대하여서는 지금 공공을 협박하는 거잖아요. 왜냐하면 이런 글들이 많이 올라오면 사회적 불안이 정말 심각해져서.
▷김태현 : 불안하죠.
▶이수정 : 9호선에서 이번에 사고가 났잖아요, 사실상.
▷김태현 : 가수 영상 보고 환호성을 질렀는데 그게 비명인 줄 알고.
▶이수정 : 그렇죠. 그래서 지하철을 뛰어나가느라고 난리가 나고 신발도 벗겨지고 이런 상황이었는데. 만약에 그래서 결국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면 이태원 사건이 나지 말라는 법이 또 있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공공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글을 계속 올리면 그건 사실 반사회적인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런 사람들은 문제제기, 문제를 실행에 옮길 수도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벌금이라도 이런 행위는 제재하는 것이 옳겠다. 엄벌하라는 얘기보다 일단은 이런 종류의 질서유지행위는 노력을 해야 되는 것이다, 국가에서.
▷김태현 : 알겠습니다. 해외 사례 얘기 좀 해 볼게요, 교수님. 보니까 일본의 도리마 범죄, 이런 범죄가 있어요? 우리나라 묻지마 범죄와 좀 비슷한 측면도 있고 다른 측면도 있다고 하던데요. 이게 뭐예요, 도리마 범죄라는 게?
▶이수정 : 그러니까 일본도 마찬가지로 공공장소에 흉기 등 또는 차량으로 돌진하는 사건이 많이 있었어요, 일본의 경우에. 사제폭탄이 요즘은 일어났지만. 그런 식으로 밑도 끝도 없이 동기도 불분명하게 무차별적으로 아무나 죽이겠다고 나오는 사람들을 도리마 살인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그 도리마 살인사건이 일본의 경우에는 2001년도, 미국은 총기난사하고 범행동기는 비슷하죠. 미국은 86년도.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드물게 무차별적으로 공공을 향해서 이렇게 폭력행위를 하는 시점이 있는데 미국 같은 경우에 86년도에 우체국에서 총기난사가 처음 일어나거든요. 그때 총기 통제와 연관된 내용이 논의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신변 안전 등 그런 권리도 있다 하여 총기 통제를 못하고 있다가 요즘은 만연돼서 하루에도 몇백 명씩 총기난사로 사망해요, 미국은. 그렇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 때 총기 통제, 규제하는 법률을 입법하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했는데 그때도 불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사회이든 사실은 이런 일이 한번 시작돼서 방치되면 결국은 10년 후, 20년 후에는 통제 불가능한 시점이 와요. 일본도 2001년에 차량을 가지고 공공장소를 확, 우리나라 여의도 질주사건처럼 그런 사건이 일어났었는데 그걸 내버려두고 엄격하게 규제 안 해서 결국은 전 총리도 잃고 총리도 결국은 사망할 뻔했잖아요, 이번에 사제폭발물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어느 사회나 이런 종류의 문제는 틀림없이 진화가 돼요, 내팽개쳐놓으면.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정유정 사건 그리고 신림역 사건, 서현역 사건. 그리고 살인예고글이 마구 우후죽순 올라오는 이 시점에 우리나라도 그냥 만약에 이걸 적당히 관대하게 이렇게 했다가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죠.
▷김태현 : 그럼 일본은 지금 어떻게 그걸 예방하고 있어요?
▶이수정 : 도리마 살인을 벌이는 사람을 일본도 나름 연구를 해 봤더니 일본은 정신보건시스템이 우리나라보다는 좀 더 타이트하게 운영이 되나 봐요. 그래서 조현병 환자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결론은 히키코모리다 이렇게 결론이 나서.
▷김태현 : 방 안에 혼자 있는 은둔형 외톨이라고.
▶이수정 : 그렇습니다. 사회적인 관계가 모두 단절돼서 사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공포 이런 것을 분출시켜서 일종의 어떻게 보면 분풀이 범죄성으로 지금 이런 도리마 살인이 일어난다, 이런 판단을 하고 히키코모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일본에는 270만 정도가 있대요. 우리나라는 그 비슷한 조건을 갖춘 사람이 24만 정도 있답니다, 우리나라에. 그런데 그중에 사회적 관계가 완전히 단절되고 취업에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한 2만 4000명 정도 있다고 알려지고 있어서 만약에 일본의 전례를 참조한다면 우리가 이 2만 4000명에 대하여 어떤 식으로든 사회서비스 내로 끌어들이면 이 사람들의 위험을 좀 감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가져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 한 1분 정도 남았는데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한다는 논의가 정치권에 있던데 이런 흉악범죄라든지 묻지마 줄이는 대책으로서 효과가 좀 있습니까?
▶이수정 : 그러니까 하도 나오면 재범 하고 나오면 재범 하고. 정말 희생양이 누군가는 돼야 이게 끝이 나는 이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법무부에서 종신형 얘기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못 나오게 하겠다. 그런데 종신형이라는 게 생각보다 범죄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교화 가능성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생은 끝이다라고 하는 사람보다 더 무서운 사람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도 지금 종신제를 도입했다가 포기한 이유가 이탈리아는 이제 더 이상 못합니다. 왜냐하면 교도소 안에서 난동이 하도 일어나서, 이런 사람들에 의해서. 그래서 이게 물론 잘할 수도 있겠지만 종신제보다는 저는 개인적으로는 보호수용제가 그래도 가종료의 희망이라도 주는 게 50년 후에 자유의 몸이 된다손 치더라도 어쨌든 자유의 몸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잖아요. 그런 제도가 더 나을 수도 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수정 : 고맙습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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