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기승 부리는 독감···질병청, 독감백신 무료접종대상 확대 검토
통상 가을과 겨울철에 유행하는 독감(인플루엔자)이 올해는 폭염 속에서도 이례적인 유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2주간은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이번 절기 유행 기준보다 3배 가까이 높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국가 무료 접종 대상자를 만성질환자 등에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31주차(7월30일~8월5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는 14.1명이다. 직전주(30주차) 15.0명과 29주차 17.3명과 비교하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2022~2023년 절기 유행 기준인 4.9명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통상적으로 11월~4월 사이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여름철에 접어들면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폭염에도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미열이 서서히 시작되는 감기와는 달리 독감은 두통과 피로감, 근육통 등의 심한 몸살 증상과 38~41도에 이르는 고열이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 현재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에 따른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 지원 대상은 생후 6개월~만13세 어린이와 임신부, 만 65세 이상 노인 등으로 제한돼 있다.
질병청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말까지 국가 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한 연구용역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HPV 남아 접종, 대상포진 접종, 만성질환자 인플루엔자 접종 등 다양한 백신 후보를 두고 신규 도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이 검토하는 무료 접종 대상 후보 중 하나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이다. 만성질환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시 중증 진행 위험이 높아 독감 백신을 접종할 필요가 있지만, 국내 65세 미만 성인 만성질환자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38%에 그친다.
다만 연구용역에 시간이 걸려 당장 올해 하반기 인플루엔자 접종 대상 확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질병청은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행정적 시행 가능성, 재원 확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 예방접종 신규 대상을 도입할 예정이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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