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반간첩법 시행 후 방첩활동 강화하는 중국…미 CIA 스파이 적발해 공개
중국 국가안전부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결된 스파이 활동을 적발해 공개했다. 중국은 지난달 간첩 행위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한 개정 반간첩법을 시행한 이후 대대적으로 방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최근 CIA에 민감한 군사 정보를 제공하고 스파이 활동 자금을 받은 혐의로 쩡(曾)모씨(52)를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국가안전부에 따르면 한 군수업체에서 근무하며 중요한 기밀을 다루던 쩡씨는 이탈리아 연수 중 현지 미국 대사관 직원이라며 접근한 CIA 요원과 친분을 쌓다가 그에게 포섭됐다. CIA 요원은 쩡씨에게 거액의 보수와 가족의 미국 이민을 약속했으며, 쩡씨는 첩보 활동을 위한 미국 측의 심사와 훈련을 받고 귀국했다. 이후 CIA 요원과 여러차례 접촉하며 대량의 핵심 정보를 제공하고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게 국가안전부의 설명이다.
국가안전부는 “정밀 조사를 거쳐 쩡씨의 간첩 활동 증거를 확보하고 법에 따라 강제 조치를 취해 적시에 위험을 제거했다”면서 “국가안보기관은 쩡씨를 기소하기 위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안전기관은 방첩 엄무를 주관하는 기관으로 법에 따라 간첩 범죄를 단속한다”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범죄 행위는 법률에 따라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달 1일을 기해 개정 반간첩법을 시행하면서 사회적으로 대대적인 방첩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개정된 반간첩법은 기존에 국가기밀에 한정됐던 간첩 행위의 범위를 ‘국가안전 및 이익에 관련된 문서·데이터·자료·물품에 대한 절도·정탐·불범제공 행위’로까지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보·방첩 담당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지난 1일 처음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홈페이지를 개설해 반간첩법을 홍보하고 직접 간첩 신고도 받기 시작했다.
국가안전부는 SNS 계정에 올린 안내문을 통해 “반간첩법은 모든 사회의 동원이 필요하다”며 “간첩 행위는 은폐성, 전문성, 위해성이 큰 심각한 범죄 행위로, 인민대중의 광범위한 참여와 공동 방비로 국가안보의 인민 방어선을 확실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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