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혁신안 두고 정면충돌…친명·개딸 "환영" 비명 "갈등 몰아"
친명 "반대·저항 있어도 해내야"…당원 커뮤니티서 비명 비판
(서울=뉴스1) 전민 이서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활동을 종료하며 내놓은 혁신안을 두고 11일 당내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친명계와 일명 '개딸'로 불리는 강성당원들은 반드시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고 환영했지만, 비명계에서는 숙의되지 않은 졸속 혁신안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이견이 표출됐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이 선출해야 할 총선에 영향 미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민생과 관련된 시급성을 다투는 것도 아닌 일로, 오직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무리수를 둘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우리 지도부가 총사퇴하지 않는 한 내년 총선 이후에 전당 대회가 치러지게 될 텐데, 내년 총선이 끝나고 할 일을 지금 당길 시급성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전날(10일) 활동을 종료한 김은경 혁신위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 반영 비율을 삭제하는 등 대의원 제도를 대폭 축소하고, 현역의원에 대한 평가 잣대를 더욱 엄격하고 폭넓게 강화하는 혁신안을 내놨다. 전·현직 다선의원들을 향해서는 불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고 최고위원은 현역의원 공천 관련 혁신안에 대해서는 "당은 지난 5월8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선출 규정에 관한 특별 당규를 제정한 바 있다"며 "당시 총 합산 결과 72.07% 찬성으로 해당 당규를 제정했는데, 혁신위는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완전히 무시하는 발표를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친문(친문재인)계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도 이날 성명을 내 "혁신위 활동 과정은 부적절한 설화와 논란을 불러온 혁신안 제시 등으로 민주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당내 혼란과 갈등을 부추겼다"며 "당의 변화를 위해서는 혁신안에 대한 당내 수용성과 실천력이 중요한데, 혁신위가 신뢰와 권위를 상실한 상태에서 발표한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했다.
이들은 "당 혁신은 갑자기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민주당은 치열한 토론과 합당한 절차를 거쳐 여러 혁신안을 만들었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혁신안은 당내민주주의 원칙만 강조하며 당 조직체계나 대의기관 등이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이자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되는 '더좋은미래'도 반발에 가세했다. 더미래는 성명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판단하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필요한 당내 분란과 갈등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추후 대의원제는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에서, 공천에 관한 사안은 총선기획단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양소영 대학생위원장도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대의원 폐지가 혁신의 아젠다로 나오는 것은 지금의 상황에서 그런(친명 지도부의 전당대회용) 우려를 지울 수 없다"며 "혁신안 공천 룰이 그대로 적용되면 평가 주체가 당이 돼 특정 집단을 학살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친명계와 강성당원들은 혁신안을 환영하며 수용을 압박했다.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체나 조직을 혁신할 때 반대와 저항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정당은 지향하는 이념과 철학의 기초 위에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탑을 쌓아야 한다"며 혁신안에 힘을 실었다.
서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시스템과 운영은 민주당의 이념과 철학 맞게 변화·발전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차별받지 않는 동등한 권리가 우리가 지향하고 나아가야 할 가치"라며 "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 낡은 존재로 만드는 길이란 걸 우리 함께 자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다선의원 불이익이나 공천 문제는 조금 더 고민을 해 봐야 되는 문제지만, 대의원의 투표 가치 비율을 조정한 것이 가장 핵심"이라며 "개인적으로 중요한 혁신안을 내서 충분히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계파 중심으로 민주당이 운영되면 민주당이 기득권을 계속 갖기 위해 지금처럼 아무것도 안 하려고 할 것"이라며 "대의원제 축소가 계파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말은 당원들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외인사들로 구성된 친명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의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첫발을 내딛게 한 혁신안을 환영한다"며 "250만 당원과 함께 이번 혁신안에 더해 제대로 된 공천 혁신안이 민주당의 당헌·당규를 통해 실현되도록 온 힘을 싣고 이를 방해하는 목소리에는 준엄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원 커뮤니티인 '블루웨이브'와 이재명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는 혁신안의 원안 통과를 촉구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 고민정 최고위원 등 혁신안에 반대하는 비명계에 대한 비판도 다수 나왔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혁신안은 혁신위의 제안이라서, 당내 논의를 거쳐서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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