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해운사 인수 나선 '형제사' 동원 지원 사격 나설까
'참치왕' 김재철 회장 두 아들, HMM 인수 두고 '맞손' 여부 관심
[더팩트|이한림 기자] '참치왕' 김채철 동원그룹 창업주의 차남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국내 최대 해운사 HMM 인수전에 참여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김재철 창업주의 장남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의 지원 사격을 받을지 주목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주사 동원산업을 통해 해운사 HMM의 인수 여부를 두고 검토 중이다. 경쟁사는 SM그룹, 하림그룹 지주사 하림지주, LX그룹 지주사 LX홀딩스, 글로벌세아 등으로 거론되면서 5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각 사가 인수전에 참전하게 된다면 인수 목적은 유사하다. 글로벌세아를 제외하면 모두 바다에서 사업(해운·물류 등)을 한 경력이 있는 기업으로 기존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다. 철강업체 글로벌세아 역시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위해 자금 유동성이 풍부한 HMM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업 경쟁력이 뒷받침된다면 기존 사업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나 각 사가 들고 있는 자금력에 따라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7년 만에 시장에 나온 HMM의 몸값이 높기 때문에 참전사들은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인수전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매물로 나온 HMM 주식은 전체 지분의 38.9%인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보통주 1억9879만156주, 전환사채(CB) 등 전환분 2억 주가량을 더해 약 7조 원(10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인수 가격은 더욱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반면 김남정 부회장이 이끄는 동원그룹의 지주사 동원산업의 현금성 자산은 5000억 원 수준이다. 경쟁사인 SM, 하림, LX, 글로벌세아도 HMM의 높은 몸값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고 자금 조달처를 마련해야 인수전 참여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이유다.
이에 일각에서는 동원산업이 '형제사'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함께 HMM 문을 두드릴 것으로 전망다. 대형 증권사 한국투자증권을 보유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김남정 부회장의 친형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이는 금융사다. 김재철 동원그룹 창업주가 2004년 회사를 제조와 금융 부문으로 나눌 때 두 아들에게 각각 맡겼으며, 이후 형제가 각 업계에서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동생' 동원그룹에 대한 '형'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재무적 지원은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시초가 동원금융이지만 동원그룹 등과 완전한 계열 분리가 됐기 때문에 사업적 파트너로서 '맞손'이 가능하다. 아직 HMM 인수전에 대한 분위기가 초기 단계이긴 하나 계열 분리 후 각자의 길에서 경영 능력을 증명한 김남구·김남정 형제가 손을 잡을지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또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금융사로서 동원그룹이 아닌 SM, LX, 글로벌세아 등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는 5개 사 중 하림만 유일하게 JKL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HMM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림과 JKL파트너스는 과거 팬오션 인수 당시에도 협력했던 사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HMM 인수전을 두고 동원그룹 지원 사격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FI 없이 HMM 인수전 참여가 어려운 5개 사에서 제안이 들어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참전설을 일축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HMM 인수전 관련해서 (동원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같이 언급되는 것은 알고 있지만 관련해서 따로 논의된 것은 전혀 없다. 동원그룹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 인수사의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는데 FI 오퍼가 들어오는 게 순서상 맞지 않는다"면서도 "(타사의 FI 제안 여부 등에 대해) 그럴 수도 있겠지만 FI 참여 여부 등은 결정되기 전까지는 외부 공개가 어렵다. 이에 대해서도 따로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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