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아이폰 사고 싶어졌어"… Z세대 사로잡은 기발한 마케팅

방민주 기자 2023. 8. 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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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편집자주][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노래를 추천하는 플레이리스트에 기업 광고가 들어가 트렌디한 광고 세계를 이끌고 있다. 사진은 유튜버 때껄룩과 SK텔레콤이 협업한 애플 광고 플레이리스트. /사진=유튜브 캡처
"애플은 전체적으로 되게 트렌디하다. 애플워치 살 생각에 설렌다."

음악을 들으면서 광고 효과를 창출하는 새로운 마케팅에 Z세대가 반응하고 있다. 일명 플레이리스트 마케팅으로 유튜버가 콘셉트와 취향에 맞는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꽉꽉 채워넣어 업로드하는 형태다.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 시장이 커지면서 음악 관련 영상을 게시하는 유튜버가 늘어났다. 특히 Z세대 취향을 저격하는 가수와 장르로 음악리스트를 구성하고 분위기에 맞는 썸네일 사진과 영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이 같은 플리(플레이리스트) 유튜버가 인기를 끌자 새로운 광고가 등장했다. 해당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노래를 들으면서 제품을 떠올리도록 협업하는 마케팅이 나온 것이다.

대표적으로 아이폰14 출시 기념 플레이리스트 광고를 꼽을 수 있다. 유명 플레이리스트 유튜버는 SK텔레콤과 협업해 역대 애플 광고음악으로 가득 채운 플레이리스트를 업로드했다. 섬네일에는 애플이 떠오르도록 큼지막한 사과모양 아이콘을 넣었다.

이 같은 마케팅에 Z세대가 열광했다. 해당 영상 댓글은 온통 음악을 들으며 아이폰을 생각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감각적' '트렌디'라는 두 단어다. Z세대가 플레이리스트 마케팅에 호응하는 이유는 뭘까.



드라이브부터 여름향기까지… 플레이리스트 광고의 세계


플레이리스트 마케팅의 목적은 노래를 들으면 해당 광고 제품이 은은하게 생각나게 하는 것이다. 사진은 유튜브 에센셜 채널과 르노 코리아가 협업한 플레이리스트(왼쪽)와 때껄룩 채널과 V&A가 협업한 플레이리스트. /사진=유튜브 캡처
한여름밤 도로를 달리고 싶게 만드는 플레이리스트는 벅스가 르노코리아자동차와 협업해 만든 작품이다. 여름밤 드라이브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로 구성된 플레이리스트는 틀어놓으면 운전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킨다. 이와 함께 해당 브랜드를 계속 상기하게 되는 효과까지 낸다.

두번째 플레이리스트는 바디워시&로션을 홍보하는 것으로 따사롭고 싱그러운 여름 향을 노래로 담았다. 실제 제품에 함유된 들꽃같은 생화향과 달큰한 오렌지향을 참고해 여름에 날 것같은 신선한 느낌의 노래를 배치했다.

해당 플레이리스트를 들은 이모씨(여·24)는 "화장할 때 유튜브로 플레이리스트를 켜놓는 습관이 있다"며 "음악을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광고하는 제품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맘에 드는 플레이리스트가 있으면 반복재생하기 때문에 광고효과가 큰 것 같다"며 "노래에 섞인 광고라 되게 색다르게 느껴지고 실제 구매해볼 마음이 들도록 섬네일이나 영상 분위기가 제품과 어울린다"고 전했다.

노골적으로 직접 제품을 노출하는 것이 아닌 은은한 광고가 오히려 소비를 부추기는 것이다.



들으면서 음식이 땡겨요… 입맛 돋우는 플레이리스트


노래를 들으면서 먹고 싶게 만드는 플레이리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때껄룩 채널과 부산 웨이브온 커피가 협업한 플레이리스트(왼쪽) 때껄룩 채널과 글렌피딕이 협업한 플레이리스트. /사진=유튜브 캡처
노래로 음식을 먹도록 유혹할 수 있을까. 해당 음식이 먹고 싶게 어울리는 음악을 설정해두면 자연스럽게 입맛은 따라온다. 광고하는 음식 콘셉트에 맞춘 플레이리스트에는 음식과 어울리는 음악이 자리잡고 있다. 해당 플레이리스트 댓글창에는 "커피가 땡겨요" "달달한 무화과향이 생각나 위스키 사러 가야겠어요" 등 광고 음식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넘쳐난다.

첫번째 플레이리스트는 부산 기장에 위치한 원조 오션뷰 카페 웨이브온커피의 광고를 받은 것이다. 여름 트로피컬 하우스 노래로 구성해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게 만든다. 해당 플레이리스트 음악을 듣다보면 청량한 느낌에 시원한 바다가 연상되면서 설명란에 써진 카페 홍보 글 몇자가 시원한 아이스 커피를 사도록 유도한다.

조모씨는 "노래가 여름날 바다와 잘 어울린다"며 "음악에 빠지다가 중간에 써있는 광고 표시에 한 번 더 그 장소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댓글에서 얘기하는 입소문을 참고해 방문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두번째 플레이리스트는 위스키 홍보 광고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다. 잔잔하면서 깊은 위스키를 닮은 음악을 엄선해 인기를 끌었다. 위스키와 어울리는 음악으로 제품 구매를 부담스럽지 않게 유도하는 해당 플레이리스트는 댓글 이벤트를 통해 제품을 더 힘껏 알렸다.

이처럼 플레이리스트 마케팅은 부담스럽지 않게 제품을 홍보하면서 입소문의 장인 댓글창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환경운동도 플레이리스트로 홍보한다


제품 광고뿐만 아니라 환경운동을 생각하게 하는 플레이리스트도 등장했다. 유튜브 채널 레이백과 환경보존단체 디프다가 협업한 플로깅 플레이리스트. /사진=유튜브 캡처
플로깅은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말한다. 플로깅을 홍보하고 함께하자는 의미에서 탄생한 플레이리스트는 환경보존단체 '디프다'와 음악 유튜버가 협업했다.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상업적 광고뿐만 아니라 환경 캠페인도 촉구하는 것이다. 영상을 보며 노래를 들으면 우리가 숨쉬는 산소의 3분의2를 만드는 바다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방민주 기자 minju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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