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꾸며 실비보험금 2.4억원 수령…병원장 등 33명 적발

한 병원서 25명 환자 상대로 허위 영수증 발급
30대 환자 구속…160여 차례에 걸쳐 보험금 청구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경찰이 압수한 환자 관련 자료 ⓒ부산경찰청 제공

성형 시술을 받고 무좀을 치료한 것처럼 영수증을 꾸며 보험금을 타게끔 한 병원장과 브로커, 환자 등 수십 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부산의 모 성형외과 원장 A씨와 브로커, 환자 등 33명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30대 환자 한 명은 구속됐다.

병원장 A씨는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부산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면서 실비보험 청구가 가능한 발톱무좀 레이저 등을 실제 시술한 것처럼 꾸며 수납 영수증을 발급한 뒤, 환자들이 보험사로부터 환급받은 실비 보험금으로 환자들의 성형 시술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고가의 얼굴 피부·필러 시술을 의뢰하는 환자들에게 저가의 가짜 약물을 처방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성형시술은 실비보험금 청구가 안 되는 점을 노렸다"며 "환자가 결제하기도 전에 수납 영수증을 미리 발급했기에 실제로 환자가 병원에 내는 돈은 없는 셈"이라고 밝혔다.

구속된 환자 B씨는 다른 3곳의 병원에서도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병원 진단서를 위조한 뒤, 160여 차례에 걸쳐 보험사에 실비 보험금을 청구해 7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병원에서 허위 수납 영수증을 발급받은 환자는 모두 25명이다. 이들이 챙긴 보험금은 2억4000만원 규모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보험설계사 등 브로커들이 환자를 유치해오면 진료비의 5~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품권 등으로 제공했다"며 "결국 선량한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만 가중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