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플레 우려와 글로벌 脫중국 러시[포럼]

2023. 8. 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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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16.5% 줄면서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감소는 탈중국화를 지향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깊은 관련이 있다.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로 미국의 대중 수입이 줄어들면서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14.5% 급락했으며, 대미 수출 역시 23.1% 급감했다.

중국의 경기침체와 수출 감소는 우리의 대중 수출을 줄인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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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 7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대비 16.5% 줄면서 1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과 같이 수출 감소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성장률 1.4%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

수출 감소는 탈중국화를 지향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깊은 관련이 있다. 기존 자유무역 체제와 달리 새로운 공급망 재편에서는 환경·노동 등 가치를 같이하는 국가 간의 블록화와 핵심 부품의 자국 생산 비중을 늘리는 보호무역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기존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대중(對中) 수입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수출 감소를 막기 위한 정책 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

먼저, 중국 경기침체와 대중 수출 감소에 대비해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로 미국의 대중 수입이 줄어들면서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14.5% 급락했으며, 대미 수출 역시 23.1% 급감했다. 여기에 반(反)간첩법 시행으로 외국 기업의 탈(脫)중국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3%를 기록해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치고 있다. 1980년대 일본이 미국의 강한 수입 규제로 장기간 경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을 겪었던 전철을 중국이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이 일본의 엔저 정책과 같이 위안화 환율을 높이는 동아시아 환율전쟁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경기침체와 수출 감소는 우리의 대중 수출을 줄인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출선 다변화로 대중 수출 감소에 대응해야 한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도 우려된다. 미국은 이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고금리가 끝날 내년 이후 이러한 보호무역 추세는 더 심해질 수 있다. 1980년대 후반에도 고금리정책이 끝나면서 미국은 플라자 합의로 달러의 평가절하를 유도하고 동시에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정책 당국은 수출 경쟁력 제고와 통상 협상을 통해 내년 이후 강화될 수 있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핵심 광물자원 확보와 중국을 대체할 수출시장 및 해외 생산기지 개척도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니켈·코발트·망간·리튬 등 핵심 광물자원을 전략적 무기로 사용하는 자원민족주의가 늘고 있다. 자원민족주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세계 희토류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은 미국 주도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항해 갈륨·게르마늄에 대해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우리는 자원 개발 투자 등으로 핵심 광물자원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또, 동남아·인도·동유럽 등 새로운 수출시장과 해외 생산기지를 개척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야 한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급변한다. 기존의 자유무역 질서와 세계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보호무역 추세가 강화되고 있으며,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은 탈중국화로 다변화하고 있다. 정책 당국과 기업은 변화한 글로벌 공급망 체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우리 경제를 수출 감소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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