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은경 혁신안’ 놓고 난타전

나윤석 기자 2023. 8. 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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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당 대표 선거에서 대의원 투표권을 없애는 혁신안을 내놓은 지 하루 만인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격렬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여름휴가 중인 박광온 원내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대의원제에 관한 평소 소신을 고려하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와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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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위서 위원들간 정면 충돌
고민정 “시스템 공천 완전 무시
지도부 선출 위해 무리수 둬”
서은숙 “이해하고 포용을” 맞불
박광온 소속 모임도 결사 반대
이재명과 균열 가능성 전망도
발언하는 이재명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찬대·정청래 최고위원, 이 대표. 박윤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당 대표 선거에서 대의원 투표권을 없애는 혁신안을 내놓은 지 하루 만인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격렬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여름휴가 중인 박광온 원내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대의원제에 관한 평소 소신을 고려하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와 균열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 부부의 ‘사법 리스크’에 더해 혁신안을 둘러싼 사분오열이 시작되며 계파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친문(친문재인)계인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에서 “대의원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혁신안은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시급한 민생을 다투는 것도 아니다”라며 “오직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해 왜 이런 무리수를 둬야 하는가”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공천 룰 변경안 역시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친명계인 서은숙 최고위원은 “더 많은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 혁신에 저항하는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이해하고 포용하되 ‘극복’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김은경 혁신위가 전날 공개한 혁신안은 정청래 최고위원 등 친명계 지도부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내용인데, 계파 수장인 이 대표는 혁신안 논란에 함구했다. 다만 또 다른 친명계인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의원 가중치를 완전히 없애는 건 무리가 있는 만큼 지도부의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휴가 중인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 불참했으나 혁신안을 둘러싸고 ‘투톱’ 간 균열이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간담회 등에서 “대의원제 폐지는 대의민주주의 원리에 반(反)한다”는 소신을 꾸준히 드러내 왔다. 실제로 박 원내대표가 소속된 친문계 모임인 ‘민주주의 4.0’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혁신위가 신뢰를 상실한 상태에서 발표한 혁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직격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강성 당원과 간담회를 연 친명 초선인 김용민 의원은 전날 혁신위가 언급한 ‘용퇴’ 대상이 비명(비이재명)계 다선임을 암시하며 ‘편 가르기’를 시도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개혁을 하지 않아 대선에 졌는데, 당을 도덕주의 틀에 가두거나 ‘개혁하면 선거에 진다’고 했던 분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윤석·이은지·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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