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저점 논쟁… KDI “반등 중” vs 한경연 “회복 멀어”

박정민 기자 2023. 8. 1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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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경제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3%로 하향 전망함에 따라 '경기저점'에 대한 논쟁이 다시금 불붙는 모습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 내부 (경제)사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다"며 "심각한 내수 부진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돼 리오프닝 효과는 물론 우리 수출 회복 자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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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관 엇갈린 성장 전망
기재부 “둔화 흐름 일부 완화”
KDI, 성장률 전망 1.5% 유지
한경연 “내수·수출 동반부진”
올 성장 전망치 1.3%로 낮춰

민간경제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3%로 하향 전망함에 따라 ‘경기저점’에 대한 논쟁이 다시금 불붙는 모습이다. 한경연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놓았지만, 오히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은 전망치를 이보다 높게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 가능성에는 같은 의견이지만 민·관의 내수 회복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와 수출 회복세 등에 대한 분석도 달랐다.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야 할 정부 입장에서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한경연은 11일 발표한 ‘KERI 경제동향과 전망’ 3분기 보고서에서 “내수·수출의 동반 부진에 기인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3%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는 장기간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경제 여건의 부실화와 성장 모멘텀 약화, 대외적으로는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 지연이 가시화돼 연말까지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주요 내수 부문 성장률을 민간소비 2.1%, 설비투자 -2.3%, 건설투자 -0.7% 등으로 부정적으로 전망했고, 수출 역시 0.1% 성장에 그치는 가운데 수입이 더 줄어드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 전망은 정부와 국책연구기관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에 제시한 1.5%로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도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힌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수정치 역시 1.4%로 한경연보다는 높다.

민·관의 전망치가 이처럼 엇갈리는 것은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경연은 한국경제의 여건 부실화 등 구조적 문제를 언급하면서 소비·투자 모두 부정적으로 전망했고, 중국 변수의 불확실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중국 내부 (경제)사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다”며 “심각한 내수 부진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돼 리오프닝 효과는 물론 우리 수출 회복 자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기재부는 같은 날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 판단은 지난 2월부터 7개월째 이어갔지만 둔화 흐름은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최근 물가상승세가 지속 둔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경제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 역시 “민간소비는 예상보다 증가세가 둔화하지만 상품 수출과 건설 투자 부진이 완화하고, 물가상승세 역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 부문에 있는 기재부와 KDI는 낙관론을 통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개선해 내수소비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정민·전세원·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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