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기둔화 흐름 일부 완화…10월 수출 플러스 전환 기대”
정부가 한국경제의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수출 회복과 경제 심리 개선으로 경기가 하방 위험언 줄어들고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10월부터는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월 그린북에서 처음 한국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계속 ‘경기 둔화 지속’ 진단을 내리다 이달 들어 7개월 만에 ‘경기 둔화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정부는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하방 위험이 완화됐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정부는 경기둔화 완화 진단의 근거로 반도체 등 수출 회복과 경제심리·고용 개선 흐름을 들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그동안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제조업과 수출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물량적 측면에서 반등 또는 조금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들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5% 감소한 50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21억4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6.5% 줄었다. 다만 수입도 25.4%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6개월 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도 점진적인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전년 동월 대비 반도체 생산 감소폭은 지난 5월 -18.7%에서 6월 -15.9%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반도체 출하량은 20.5% 감소에서 15.6% 증가로 전환했다. 수출물량지수도 8.1%에서 21.6%로 높아졌다.
반도체 업황 개선을 토대로 정부 내에서는 오는 10월쯤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 과장은 “8월 1~10일 기준으로도 올해 반도체 수출 금액이 가장 좋다는 점에서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며 “불확실성이 크지만 10월에는 전체 수출 금액 자체도 플러스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6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1.0%, 전년 동월보다 1.4% 증가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도 6월보다 2.5포인트 오른 103.2를 기록하는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 개선 흐름도 이어졌다.
미래 경기를 가늠하는 지표인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6월에는 전월보다 0.3포인트 오른 98.8을 기록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며 “통화 긴축 및 러-우크라 전쟁 영향, 원자재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도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폭염·호우에 따른 물가 불안 및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하반기 경제활력 보완하고,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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