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월가 거물들 “‘K월스트리트’ 시대 열어야”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3. 8.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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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첫 한인금융인협회 포럼
엽 킴·마이크 주·샌더 허 등
태풍에도 한국계 월가 거물 대거 참여
“한국·미국 한인 금융인 협력하면
글로벌 금융시장 강자될 수 있어”
한미 가교 역할 위해 네트워킹·멘토링 강화

“한국 기관 투자자와 미국 한인 금융인들이 협력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파워하우스(강자)’가 될 수 있습니다. 같이 돕고 일하자, 화이팅! ”

한인금융인협회(KFS·Korea Fianace Society)는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홀에서 개최한 ‘코리아 KFS포럼’에서 “한국과 미국 뉴욕 월가의 금융인들이 힘을 모아 금융 한류 시대를 열어나가자”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의 엽 킴 사모펀드 부문장과 KFS 공동의장인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은행부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털 파트너스 크레딧부문 대표 등 미국 뉴욕 월가의 거물급 한국계 금융인들이 총출동했다. 국내에선 연기금과 공제회, 중앙회, 금융사 등에서 활동하는 200여명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석했다.

KFS는 미국 최대 비영리 한국계 금융인 단체다. 2010년 창립 이후 미국에 진출한 한인 금융인들을 위해 다양한 네트워킹과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2500여명이 넘는 회원을 거느린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KFS 공동의장인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은행부문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털 파트너스 크레딧부문 대표.
엽 킴 부문장을 비롯해 뉴욕에 소재한 사모투자펀드(PEF) 원록캐피털의 토니 리 대표,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둔 에릭 킴 굿워터캐피탈 설립자, 스텔라 터커 미국 트루이스트 증권 테크 투자은행부문 대표 등은 자신의 투자 철학과 경험, 커리어에 대한 조언 등을 아낌없이 공유했다.

엽 킴 부문장은 “투자자(LP) 입장에선 예전에 사모투자계서 일할 때 가졌던, 상품을 개발해서 고객한테 판다는 사고(mentality)로 투자하면 안된다. 어떤 파트너와 함께 전쟁터에 나갈 것인가라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투자자(LP)가 운용사(GP)보다 데이터가 많을 때가 종종 있다”며 “오늘 당장은 아니더라도 LP가 이런 데이터를 활용해서 GP보다 투자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커리어에 대한 조언으로 “개인적으로 좋은 투자 아이디어와 실력을 갖춰야 하고, 다른 투자자들과 차별화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계에서 네트워킹을 할 때 위(유명한 사람)뿐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나중에 커리어에 훨씬 도움이 된다”며 “한국인은 실패를 꺼리는데 스스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주고 실패에서 배우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는 경험을 쌓아보면 좋다”고 덧붙였다.

엽 킴 부문장은 “한국 금융인들이 투자를 잘하고,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활약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이번 행사가 서울이 아시아 금융의 중심이 되는 데도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토니 리 대표는 기관 투자자에 대해 데이터에 기반한 정량적인 요소는 ‘기본’이며 성공을 향한 열망과 ‘파이팅 스피릿’, 부지런함 같은 정성적인 것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용사(GP)도 투자자(LP)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시장에서 먹혔던 것들이 앞으로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향후 5~10년 시장은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실력이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릭 킴 대표는 “10개의 투자 중 1개만 성공하면 된다”며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사이언스 연구도 많이한다. 홈런이라고 자신할 때마다 실패할 확률이 높고, 슬램덩크 투자는 없다”고 말했다. 에릭 킴 대표는 영국 예일대에서 음악을 전공했고, 뉴욕 카네기홀, 서울 예술의 전당 등에서 첼로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음악과 투자는 비슷한 점이 있다. 음악은 테크닉을 연습하다 규칙을 깨는데, 투자도 데이터를 보다가 새로운 문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한인금융인협회(KFS)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마이크 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은행 부문 최고운영책임자, 샌더 허 찰스뱅크캐피털파트너스 채권부문 대표, 마크 킴 앵커리지 캐피털 그룹 부사장, 엽 킴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사모펀드 부문장 등의 발표를 듣고 있다.
KFS는 앞으로 다양한 네트워킹 행사를 열어 국내외 한인 간 가교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샌더 허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 금융인과 미국에 있는 한인 금융인들은 각자 성장해 온 측면이 있었지만, 앞으로 우리가 함께 힘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간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파워하우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주 대표도 “미국 한인 금융인들과 한국 금융인들과 네트워킹을 한다면 서로 배우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미국 월가에서 활동하면서 배운 것들을 한국 금융인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KFS의 강점 중 하나는 체계적인 멘토링이다. 한인 유학생들을 위한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약 15년간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250여명이 미국 월가의 금융사, 투자회사 등에서 인턴십을 하거나 취업에 성공했다.

샌더 허 대표는 “미국 월가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선배들이 없었지만, 우리가 후배들을 많이 도와주자고 생각하며 시작한 게 펠로우십 프로그램”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월가에 입성하는 후배들이 늘고, 이들이 성공해서 새로운 후배들을 도와주면서 강력한 선순환 체계가 생겼다”고 소개했다.

마크 킴 앵커리지 캐피털 부사장은 “글로벌 한인 금융인들이 C레벨(최고 경영진급)서 활동하고 있고, 한국의 기관투자자들도 글로벌 상위권에 진입했다”며 “K팝이나 K뷰티처럼 금융도 K월스트리트 또는 K머니처럼 성장할 수 있도록 양측간 의미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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