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INSIDE] 회계정책 바꿔 흑자 전환···프리드라이프, 매각 앞두고 논란

류석 기자 2023. 8. 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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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외수익으로 분류한 금융수익
작년 감사보고서부터 '손익' 포함
영업이익 309억으로 적자 벗어나
상조회사인데 금융비중 커져 쟁점화

[서울경제] 이 기사는 2023년 8월 9일 18:04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1위 상조업체 프리드라이프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후 적자에서 벗어나 300억 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회사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기보다는 자체적으로 회계 정책을 변경한 결과여서 향후 경영권 매각 작업에 쟁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 프리드라이프가 올해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지난해 제출한 감사보고서보다 각각 약 300억 원~400억 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재집계됐다. 그 결과 173억 원의 영업손실은 223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변경됐고, 매출액은 1116억 원에서 1459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프리드라이프가 2022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하기로 하고, 2021년 재무제표부터 전환 작업을 진행하면서 생긴 변화다. 프리드라이프는 기존 영업외수익으로 인식하던 이자와 배당 등 금융수익을 2022년 감사보고서부터 영업외손익에서 영업손익으로 분류했다.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수익을 영업손익으로 인식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

프리드라이프는 2021년 한 해 동안 374억 원의 금융수익을 거뒀는데, 이를 영업손익으로 변경하면서 이 금액에 비용을 제외한 만큼을 매출액과 및 영업이익에 추가했다. 지난해 역시 30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기존 회계정책대로 금융수익(442억 원)을 영업외손익으로 분류했을 경우 영업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상조회사의 매출은 고객과 계약을 통해 거두는 상조수익과 금융상품 투자 등 선수금 운용을 통해 거두는 금융수익 두 축으로 나뉜다. 상조수익의 경우 규모는 크지만 장례 매출 원가 가 커서 적자를 기록하고, 대신 금융수익으로 이익을 낸다. 다만 그동안 금융수익은 영업외손익에 포함됐기 때문에 당기순익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해 프리드라이프 측은 "회사는 주요 사업목적으로 금융상품 투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반복적으로 투자손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전체 수익금액에서 관련 투자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이를 영업활동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VIG파트너스 관계자도 "프리드라이프는 다른 상조회사들과 수익 구조가 전혀 다른 회사"라고 강조했다.

프리드라이프는 2020년 6월 VIG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좋은라이프, 모던종합상조 등과 합병해 몸집을 키웠다. VIG파트너스는 이르면 올해 말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이다.

다른 상조회사들도 프리드라이프와 같은 회계 정책을 적용할 수 있을 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프리드라이프의 경우 과거 수년간 상당한 규모의 금융수익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금융상품 투자를 주된 영업활동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상조회사들의 경우 수익 규모가 작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뚜렷하지 않아서다.

업계 2위인 보람상조는 물론 선수금 규모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상위업체로 도약한 대명스테이션의 경우 지난해 감사보고서상 금융수익을 영업외수익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명스테이션의 경우 지난해 400억 원이 넘는 금융수익을 기록했지만 영업외수익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380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근본적으로 상조회사를 금융회사로 분류해야 할 지를 놓고 논란이 진행중이다. 가입자로부터 받은 돈을 장기간 운용하기 때문에 자산운용업으로 보고 금융위원회가 감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자산운용 비중이 크지 않았던 산업 초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감독을 맡은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공정위 특수거래정책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상조회사들의 감사받지 않은 재무제표에 대해 일부 의견을 주긴 하지만, 감사인이 있을 경우엔 관여하지 않고 회사와 감사인의 판단에 맡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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