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뜨거운 사랑' 만들었다…'인류 후손증진' 결정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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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조상은 기후변화 덕에 종을 뛰어넘는 사랑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온화해진 기후 덕분에 네안데르탈인이 데니소바인이 있는 서식지까지 이동해 유전적 관계를 맺었다는 연구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서식지를 공유했을 때 두 집단 간 상호작용이 많아져 상호 교배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빙하기-간빙기 변화가 오늘날까지 유전적 흔적으로 남아있는 인류의 러브스토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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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호모종, 온화해진 기후 덕분에 서식지 겹치면서 '유전적 교류'
인류 조상은 기후변화 덕에 종을 뛰어넘는 사랑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온화해진 기후 덕분에 네안데르탈인이 데니소바인이 있는 서식지까지 이동해 유전적 관계를 맺었다는 연구다. 현재 인류 최대 난제인 기후변화가 과거엔 인류를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반전 연구여서 주목된다.
11일 IBS(기초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연구단장 연구팀은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논문을 게재했다.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 서식지를 슈퍼컴퓨터로 밝혀내 실제 유전적 교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생 인류 유전자에는 직계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아닌 다른 호모종(인간 조상으로 분류되는 종족) 유전자도 섞여 있다. 지금은 멸종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호모 사피엔스와 함께 가장 최근까지 생존했던 종이다. 이들 서식지는 서로 다르지만, 수만년간 동시대에 살았다. 현대 인류에 소량 남아있는 두 호모종 DNA(유전자정보)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호모종 간 유전적 교배는 언제·어디서·어떻게 이뤄졌는지 명확히 밝혀진 연구는 없었다. 인류의 근원을 찾기 위해 그동안 과학자들은 희귀 화석 표본과 고대 DNA 유전적 분석에 의존해왔다. 최근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장 연구팀이 시베리아 동굴에서 발견한 화석이 데니소바인 아버지와 네안데르탈인 어머니를 가진 13세 소녀라는 사실을 밝혀냈을 뿐이다.
이에 연구팀은 인류의 근원을 찾기 위해 슈퍼컴퓨터 기반 고기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특히 고인류학적 증거와 유전자 자료를 결합해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선호하는 환경을 파악했다.
그 결과 데니소바인은 툰드라와 냉대림과 같은 추운 환경에 더 잘 적응했고, 네안데르탈인은 온대림과 초원지대를 선호했다. 특히 네안데르탈인은 남서부 유라시아를 선호하고 데니소바인은 북동쪽 유라시아를 선호했다. 이는 서식지가 지리적으로 분리돼 있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두 호모종 간 유전적 교배가 이뤄진 장소와 시기도 추정했다. 지구는 태양 주변을 타원형으로 도는데, 태양과 지구가 서로 가까워지는 시기 호모종 간 서식지가 겹치기 시작했다. 특히 두 호모종은 알타이 산맥, 사르마틱 혼합림, 이베리아 반도 등 북유럽과 중앙아시아지역에서 후손 증진을 위한 상호작용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연구팀은 지난 40만년간 유라시아 지역의 식생 패턴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과 온화해진 기후 조건이 온대림을 북유럽에서 유라시아 중앙부 동쪽으로 확장시켰다. 이를 통해 네안데르탈인이 데니소바인의 주요 서식지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유전적 교류까지 이뤄졌던 것이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서식지를 공유했을 때 두 집단 간 상호작용이 많아져 상호 교배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빙하기-간빙기 변화가 오늘날까지 유전적 흔적으로 남아있는 인류의 러브스토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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