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PB브랜드 사업 정리하는 아마존 왜?

표면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외면
진짜 이유는 FTC와의 반독점 소송 대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사진=AFP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자체 브랜드(PB)를 대폭 정리한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독점 소송이 임박한데다 수익을 강화하기 위해서 수십개의 PB를 구조조정하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30개의 PB 의류 브랜드 중 아마존 에센셜를 비롯해 아마존 컬렉션, 아마존 어웨어 3개 브랜드만 살리기로 결정했다. 또 아마존의 PB 가구 브랜드인 리벳과 스톤앤빔의 재고가 소진되면 여기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아마존은 지난 2020년을 기준으로 45개의 PB브랜드에서 24만3000개의 제품을 생산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PB 브랜드 퇴출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아마존은 고객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제품과 브랜드를 구조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아마존 PB 부문 부사장 매트 테디는 "우리의 PB브랜드 매출은 전체 매출의 1% 정도"라면서 "우리는 항상 고객이 원하는 것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의 PB브랜드 대폭 정리는 이런 구조조정보다 또 다른 배경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바로 아마존을 상대로 한 FTC의 반독점소송이다. FTC는 아마존의 여러 관행에 대해 조사해 왔고 아마존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FTC가 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아마존을 상대로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 소송이 된다.

현지 언론은 "FTC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이 사안에 대해 조사해 왔다"면서 "소장을 제출할 법원 등 주요 세부 사항도 이미 결정했다"고 전했다.

다음주에 FTC는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마존 경영진과 만날 예정이다.

FTC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아마존이 해결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지만, FTC가 합의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예상된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이 아마존을 단단히 벼르고 있어서다.

칸 위원장은 FTC 위원장에 오르기 전인 지난 2017년 예일대 법학 저널에 아마존을 겨냥한 '독점금지 역설'이라는 글을 기고할 정도로 반독점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는 당시 이 기고에서 당시 시행된 디지털 시장에서의 독점금지법이 아마존이 경쟁에 가하는 잠재적인 해를 해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한 바 있다.

리나 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