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처럼 공격' 신림 흉기난동범 조선 구속기소…살인예고글 게시자도 재판行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의 피의자 조선(33·구속)이 11일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 부장검사)은 이날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모욕 등 혐의로 조선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조선이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 등 감정으로 계획 범죄를 저질렀고, 젊은 남성만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공격했다고 파악했다. 조선이 범행 당시 보인 특이한 움직임과 게임 캐릭터 사이의 유사점이 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또 조선이 지난해 12월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임 유튜버를 지칭해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점을 두고 검찰은 모욕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 조사 결과, 조선의 범행은 사전에 증거를 인멸하고 범행도구를 준비한 계획범죄로 드러났다. 조선은 휴대전화와 컴퓨터에 저장해 둔 불법 정보가 발각될 것을 염려해 범행 전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범행 당일 둔기로 컴퓨터를 파손했다고 알려졌다.
범행 당일에는 흉기를 여러 자루 구입하면 의심을 살 것을 염려, 몰래 흉기 2자루를 훔치는 치밀함도 보였다.
또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달 24일 온라인에 ‘신림역에서 여성을 살해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20대 남성 이모씨(26)를 살인예비, 협박,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하기도 했다.
이는 검찰이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인터넷상에 올라온 모방범죄 예고 글에 대해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로, 조선의 구속기소와 같은 날 이뤄졌다.
이씨는 신림역 인근을 지나는 여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길이 32.5㎝의 흉기를 사고, 인터넷 게시판에 “수요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가 이를 통해 게시글 열람자들을 위협했다고 보고 협박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이씨가 작성한 게시글 열람자와 신림역 인근 거주자를 조사하고, 이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재포렌식 등을 거쳐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했다.
특히 그가 휴대전화로 살인범 유영철, 이춘재, 전주환의 얼굴 사진 등을 검색한 것이 확인돼 살인의 목적, 살인예비의 고의, 살인을 위한 준비 행위가 있었음이 명확하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전담수사팀이 직접 공판을 전담할 것”이라며 “국민 불안감 증폭과 치안 행정력 낭비를 야기하고, 잠재적 고위험 범죄자가 범행을 실행하도록 만들 수 있는 살인 예고 행위에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1일 오전 9시까지 전국에서 ‘살인예고’ 게시물 315건을 적발해 작성자 119명(중복 게재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살인예고 글 작성 건수는 지난 7일 오후 6시 194건에서 121건 늘었다. 검거 인원은 지난 8일 오전 9시 기준 67명에서 52명 늘었다.
특히 10대 청소년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 지난 7일까지 검거된 피의자 65명 중 34명(52.3%)이 미성년자로 나타났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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