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급등 조심하라는 경고 무시한 스팩 개미들, 하루새 50% 넘게 손실 봤다

정현진 기자 2023. 8. 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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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이익을 노리고 스팩(SPAC) 주식 상장 첫날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에도 최대 50%가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상장 스팩의 주가 급등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 "급등한 스팩의 주가는 언제든지 공모가 수준으로 급락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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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 이익을 노리고 스팩(SPAC) 주식 상장 첫날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이 이번에도 최대 50%가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일 주가가 공모가의 400%까지 오를 수 있는 ‘따따블’ 제도 도입 이후 새내기주의 가격이 널뛰는 현상이 반복됐다. 최근 공모주들의 이상 급등 현상은 다소 잠잠해졌지만, 스팩은 여전히 과열 조짐이다. 금융당국이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지만, 여전히 스팩주에 투심이 몰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정서희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상장한 KB제26호스팩은 공모가 대비 1.75% 상승마감하는 데 그쳤다. 같은 날 증시에 입성한 하나28호스팩도 1.50% 올라 장을 마쳤다.

KB제26호스팩은 공모가(2000원)의 160% 수준인 3200원에 시초가가 형성된 후 장 초반 4475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오전부터 상승 폭이 계속 줄었고, 결국 공모가를 아슬하게 지킨 2035원에 마감했다. 만약 고점에 산 투자자라면 54% 넘는 손실을 본 것이다.

하나28호스팩도 공모가(2000원)의 140%인 2800원 시초가가 형성됐다. 개장 직후 3320원까지 급등했지만, 오후부터 주가 상승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2030원에 장을 마쳤다. 고점 대비 38% 낮은 수준이다.

이날 거래량도 폭발했다. KB제26호스팩의 거래량은 5704만5765주로, 상장 주식수(550만5000주)의 10배에 달했다. 하나28호스팩도 하루 동안에만 상장 주식수(720만2000주)의 6배 수준인 4685만주가 거래됐다.

앞서 지난 6월 26일부터 신규 증시 입성 종목의 상장일 가격 제한폭이 공모 가격의 60~400%로 확대되면서, 상장 첫날 스팩주를 포함한 공모주의 가격 변동이 극심했다. 장중 최고 399% 상승(지난달 6일·교보14호스팩)한 스팩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7월 상장한 스팩 3종목의 상장일 주가는 공모가 대비 평균 151% 올랐다. 반면 1~6월 중 상장한 스팩 15종목의 상장일 주가는 평균 4.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은 스팩주에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상장 스팩의 주가 급등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면서 “급등한 스팩의 주가는 언제든지 공모가 수준으로 급락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위험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11일 상장한 SK증권제10호스팩 또한 시초가가 5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150% 올라 시작했다. 하지만 10시 48분 현재는 다소 내린 4000원대 초반에 거래 중이다.

스팩은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현금성 자산만을 보유하면서 다른 법인과의 합병을 위해 설립된 ‘명목상의 회사’다. 3년 내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다른 법인과 합병할 때 일반적으로 스팩의 합병가액은 기준시가 대비 할인되는 경향이 있다. 높은 가격에 살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스팩의 주가가 너무 오르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스팩 가격의 이상 급등 등 시장 과열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스팩은 구조적으로 주가 상승세가 유지되기 어렵고, 상장 당일 주가 급등락 전환 속도도 매우 빨라 단타 수익을 노리고 들어간다고 해도 위험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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