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장 '적기 건설' 삼성전자, 1년 미룬 TSMC와 이것이 다르다

한지연 기자 2023. 8. 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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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사 두 곳이 미국에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차이는 노하우에서 비롯된 것으로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본 경험이 있지만, TSMC는 이번이 처음이다.

TSMC가 미국 공장 가동을 2025년으로 미루기로 하면서 밝힌 공식적인 이유는 '숙련된 노동력의 부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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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으로]
TMSC가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모습/사진=타이완타임스


반도체 회사 두 곳이 미국에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목표는 2024년 가동. 한 곳은 계획대로 달려가고 있고, 또 다른 한 곳은 1년 가동 연기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얘기다. 차이는 노하우에서 비롯된 것으로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지어본 경험이 있지만, TSMC는 이번이 처음이다.

TSMC가 미국 공장 가동을 2025년으로 미루기로 하면서 밝힌 공식적인 이유는 '숙련된 노동력의 부재'다. 마크 리우 TSMC 회장은 "첨단장비를 설치할 수 있는 숙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 몇십년간 반도체 제조에 손을 떼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에 집중해온 탓에 첨단 제조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미국 내 반도체 일자리가 2030년까지 11만 5000개로 늘어나지만 절반이 넘는 6만 7000개가 채워지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다만 업계에선 '노하우의 부족'이라는 더욱 치명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라 보기도 한다. 단 한가지 이유로만 건설 계획 연기를 설명할 순 없겠지만, 현장에서는 TSMC의 경험 부족이 건설 시간을 연장시켰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공장 건설을 위해선 다양한 인허가 처리가 필수다. 전기 시스템 설치 등 나라마다 규제 방식이 달라 같은 공장을 짓더라도 국가별 설계를 바꿔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TSMC의 경우 설계 단계에서 승인됐던 문제가 나중에 맞지 않다고 드러나는 등 이런 자잘한 인허가 문제가 쌓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계를 미국 현지 실정에 맞게 바꾸려다 보니 평소보다 시간이 2~3배 걸린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새로 짓는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에 앞서 이미 오스틴법인을 건설해 본 경험이 있다. 숙련된 인력 역시 이미 운용되고 있는 만큼 TSMC보다 시행착오가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공장 건설 시기가 길어지면서 비용은 늘어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초기 투자 비용은 170억달러였는데 올해 초 기준 80억달러 이상 불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TSMC는 120억달러에서 중간에 400억달러로 증액했다. 그 사이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건설 비용도 계속해서 불어나는 추세다.

엄격하고 고된 대만의 노동 문화에 미국 현지 인력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것도 TSMC를 괴롭히는 문제 중 하나다. TSMC의 창업자 모리스 창은 수리 일정에 따라 새벽이라도 출장가는 것이 대만 기술 업계의 문화라고 밝혔다. 리우 회장은 "당직을 서고 싶지 않으면 반도체 산업에 오지말라"고 미국 직원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반도체 회사의 한 간부는 "미국 현지 직원들이 대만 본토 직원들이 자신들을 강력히 드라이브하려는 방식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본다"며 "삼성전자는 오히려 본사 파견 직원들이 미국 현지 문화에 맞춰 일한다"고 설명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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