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군복무 BTS 압박하더니…하이브 울며겨자먹기 8억 포토카드 기부 엔딩[종합]

황혜진 2023. 8. 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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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케이팝 슈퍼 라이브'(이하 '잼버리 콘서트')에 포토카드로 간접 참여한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 측은 8월 11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콘서트 관람 대원 전원에게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초상이 각각 담긴 7종의 포토카드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된 방탄소년단 포토카드 세트 4만 3,000개(8억여원 상당, 판매가액 기준)를 무상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이브 측은 방탄소년단 포토카드 무료 제공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 방문의 해 기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을 찾은 150여개국 4만여명의 대원들이 K-팝 문화를 가까이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을 결정했다. 이번 공연이 한국에 대한 특별하고 소중한 추억을 쌓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색을 갖춘 공식입장이지만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대다수 K팝 팬들의 시선은 다르다. 방탄소년단의 '잼버리 콘서트' 출연을 요구하는 정치계의 암묵적 압박 속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포토카드를 기부하며 그들 최선의 합의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중론이다.

연일 파행인 '잼버리 콘서트'는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최하고,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국가 주도 행사다. 제작 지원은 여성가족부와 한국관광공사, 전라북도 등이 맡았다. 여성가족부 장관 김현숙,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보균, 민주당 김윤덕 의원 등이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잼버리 콘서트'는 당초 6일 전북 부안 새만금 야외 특설무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주최 주관사 측 준비 부실과 폭염, 안전사고 우려 등 이유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으로 변경됐다. 날짜 및 장소 변경으로 출연진이 대폭 변경된 가운데 당초 출연자 라인업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방탄소년단이 돌연 소환됐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의원이 "방탄소년단이 '잼버리 콘서트'에 출연할 수 있도록 국방부가 지원해 달라"고 주장했기 때문. 방탄소년단 멤버 진과 제이홉은 육군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이다.

대다수 K팬들과 네티즌들은 가수 방탄소년단을 정치적, 권위주의적으로 수단화하는 듯한 성일종의 태도를 비판했다. 정부, 정당과 무관하게 아티스트 당사자, 소속사 측과의 충분한 사전 동의를 구하거나 협의하는 절차를 생략한 채 갑작스럽게 출연을 요구하는 행태에 대한 지적이었다.

성일종은 비판 여론에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는커녕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정부였을 때 (방탄소년단을) 유엔도 데리고 가고 백악관도 데려가고 온갖 다 데리고 다녔다"며 "국가가 힘들고 또 외국에 청소년 손님들이 4만 3,000명 정도 와 있으니까 과정이 어찌 됐든 간에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 아니겠나.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민간들이 다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마당에 어떤 방법이든 다 지원을 해서 성공적인 개최를 마무리하게 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이에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8월 10일 SNS를 통해 성일종 "방탄소년단은 누가 데리고 다닌다고 끌려다니는 아티스트가 아니다. 실은 어떤 아티스트이든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며 "아티스트가 대중 앞에 서기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 그냥 인원수에 맞춰 마이크 던져주고 국가를 위해 노래하라면 되는 일이 아니다. 그들 스스로가 갖춰야 할 연습과 노력뿐 아니라 안정된 무대, 충분한 리허설, 세심한 연출, 그리고 헌신적인 스태프들까지 갖춰져야만 그들을 무대로 호명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을 갖추고 난 이후에야 그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탁현민은 "지난 정부에서 BTS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파리 특별공연, UN 특별 영상과 연설, 첫 번째 청년의 날까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주고 노력해 줬다. 그 모든 행사들은 사전에 기획됐고 소속사는 물론 멤버들 각자들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논의됐고, 그들의 의사를 반영해 형태를 결정했고, 여러 전문가들의 헌신과 수고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 모든 준비의 과정을 모르거나 생략한 채 그저 우격다짐으로 출연을 종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폭력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잼버리 콘서트'는 각종 파행 속 11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예정된 일정까지 조정한 아이브 합류로 출연 가수는 총 19팀으로 확정됐다. 앞서 마마무를 필두로 몬스타엑스 유닛 셔누X형원, 엔시티 드림, ITZY, 뉴진스, 더보이즈, 카드, 조유리, 권은비, 프로미스나인, 홀리뱅, 강다니엘. 피원하모니, 더뉴식스, 싸이커스, 리베란테, 제로베이스원, ATBO가 출연을 확정했다.

행사 진행은 배우 공명과 그룹 ITZY(있지) 멤버 유나, 그룹 뉴진스 멤버 혜인이 맡는다.

(사진=하이브)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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