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팀을 떠난 '원클럽맨' 송명근...자신의 자리를 대신한 신호진과의 맞대결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구미(경북) 유진형 기자] 지난 5월 OK금융그룹 송명근은 우리카드 송희채와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그야말로 ‘빅딜’이었다. 송명근은 경기대를 졸업하고 2013년 프로 입단 후 OK금융그룹(전신 러쉬앤캐시 포함)에서만 활약했던 간판 공격수로 V리그 259경기에 출전해 3268점을 올린 팀의 에이스였다.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2017-2018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을 때도 팀에 잔류하 충성도를 보여줬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송명근의 트레이드 소식에 많은 배구 팬은 깜짝 놀랐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였던 나경복이 FA(자유계약) 신분으로 팀을 떠났기 때문에 공격력 보강을 위해 송명근을 선택했고 이렇게 송명근은 10년 만에 정든 팀을 떠나 우리카드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그리고 송명근은 지난 10일 경상북도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트레이드 후 처음으로 친정팀과 맞대결을 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송명근의 표정은 남달랐다. 친정팀을 상대로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표정에서 느낄 수 있었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네트를 사이에 두고 인사했다. 송명근과 인사한 선수는 자신의 자리를 대신한 신호진이였다. 인하대를 졸업한 신호진은 2022-2023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OK금융그룹에 입단한 신인이다. 왼손잡이 공격수로 아포짓 스파이커와 아웃사이드 히터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데뷔 시즌부터 주전급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는 허리 부상과 부진으로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고 지난해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지금은 달랐다. OK금융그룹은 병역 비리로 이탈한 조재성과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송명근의 공백을 신호진으로 메워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신호진은 팀에서 거는 기대만큼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5점(공격 성공률 44.90%)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포메이션상 송명근과의 맞대결이 많았지만, 신호진은 긴장하지 않고 자신의 배구를 보여줬다. 특히 5세트 송명근의 퀵 오픈을 블로킹하면서 OK금융그룹이 승기를 잡는 데 큰 몫을 했다.
결국 OK금융그룹은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25-23 19-25 25-18 23-25 15-13)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송명근이 22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이날 패배로 예선 탈락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송명근과 신호진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다시 만났다. 송명근은 자신의 자리를 완벽히 메운 신호진을 축하했고 신호진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송명근과 반갑게 인사했다. 송명근은 몰라보게 성장한 신호진를 보고 미소 지었고 후배의 앞날을 응원했다.
[OK금융그룹 간판 공격수였던 송명근이 트레이드 이후 자신의 자리를 대신한 신호진과 맞대결을 했다. 사진 / 한국배구연맹(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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