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로 뜬 자이글, 유증 세 번 미뤄져 ‘조마조마’

이은영 기자 2023. 8. 11. 10: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적외선 그릴 제조기업 자이글이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사업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가 또 미뤄졌다.

자이글은 지난해 말 경기도 평택에 있는 전자기기·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씨엠파트너'의 전지사업부문을 74억원에 인수하며 이차전지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자이글은 이차전지 사업을 위해 유상증자도 추진했다.

지난해 말 자이글이 씨엠파트너로부터 인수한 평택의 배터리 제조공장이 출자에 쓰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사업 동참 약속한 PE는 고점 매도

적외선 그릴 제조기업 자이글이 이차전지 사업에 뛰어든 가운데 사업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가 또 미뤄졌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자이글은 적외선 그릴 ‘자이글(ZAIGLE)’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2016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실적이 부진했던 자이글은 헬스케어, 미용, 생활용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최근 5년 실적은 2020년을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래픽=정서희

자이글은 지난해 말 경기도 평택에 있는 전자기기·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씨엠파트너’의 전지사업부문을 74억원에 인수하며 이차전지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융기관에서 63억원을 빌렸다. 자이글은 제조공장과 연구설비를 구축하려 인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이글이 뛰어든 분야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성능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자이글은 “그간 국내 대기업은 전기자동차(EV)용 NCM 배터리에 집중해 (LFP 배터리) 글로벌 시장은 중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며 “LFP배터리는 경제성, 안정성, 수명주기 등에 장점이 있어 많은 산업에서 활용 가치가 있다. 국내 기술로 제조하고 양산하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이글은 이차전지 사업을 위해 유상증자도 추진했다. 미국의 ‘XT ESS펀드’를 대상으로 총 300억원을 증자하고, 그중 237억원을 운영 자금으로 쓸 계획이었다. XT ESS펀드의 최대 주주는 XT스팩펀드로 지분 99.87%를 보유하고 있다. 최초 납입일은 지난 5월 15일이었으나 세 차례 미뤄져 9월 25일로 연기됐다.

자이글 관계자는 “납입 연기는 자이글의 자이셀 지분 취득 이후로 날짜를 미뤄달라는 투자사(XT ESS펀드)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투자자가 늘어 주주 구성을 조정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이글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엔 유상증자 대상의 최대주주인 XT 스팩펀드와 합작법인 ‘자이셀(ZAICEL)’을 세웠다. 자이셀은 미국 소재 LFP 배터리 제조 전문 회사다. 자이셀의 최대주주는 지분 40%를 가진 XT 스팩펀드이고, 자이글은 192억원어치의 현물을 출자해 지분 30%를 갖는다. 자기자본(417억원) 대비 4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말 자이글이 씨엠파트너로부터 인수한 평택의 배터리 제조공장이 출자에 쓰였다. 자이글은 당시 74억원에 공장을 사들였는데 7개월 만에 192억원으로 가치가 뛰었고, 자이글은 이를 자이셀 출자에 썼다. 현금 11억원과 대출금 63억원으로 192억원어치의 법인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자이글이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은 크게 줄어 유상증자가 이뤄져야 이차전지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28억원에서 2021년 73억원까지 늘었던 자이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5억원으로 줄었다.

그래픽=손민균

이런 가운데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지난해 말 자이글의 2대 주주로 등장했던 사모펀드 KIB PE는 자이글의 주가가 치솟자 3개월 만에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 KIB는 지난해 11월 25일 자이글 주식을 장내매수해 5.03%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12월 28일 자이글은 이차전지 제조시설과 연구설비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당시 자이글 주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으나, 올해 초 이차전지 관련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한 달 만에 800% 넘게 올랐다. 그러자 KIB는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지분율이 3.99%까지 낮아졌을 때 KIB의 평균 취득 단가는 3131원, 평균 처분 단가는 1만6316원이었다.

자이글 관계자는 “KIB는 자이글의 2대 주주로 일본 사업을 제안하는 등 신사업 동참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혀 온 업체다. 회사 입장에선 (장기 투자자로서의 역할을) 기대를 한 주주”라며 “매각과 관련해선 회사에 별도의 통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