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진단 7개월…"일부 완화" 기대감 내비친 이유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의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경기 둔화' 진단을 내린 지 7개월 만이다.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앉는 등 지속 둔화하고 있고 내수 등 경제 심리도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판단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 둔화되는 가운데 월별 변동성은 있겠지만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 경제심리와 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월 그린북에서 '경기둔화' 진단을 내린 뒤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이 판단을 유지했다. 지난 6월부터는 경기가 일부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 해석을 내놓으면서도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거두진 않았다.
정부가 경기 둔화 '일부 완화' 진단을 내린 주된 근거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이달 그린북에 "반도체 등 수출물량 회복"이라고 표현한 대목에서도 이런 기대가 읽힌다.
실제 최근 반도체 경기는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 반도체 생산 감소폭은 지난 5월 -18.7%에서 6월 -15.9%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반도체 출하량은 -20.5%에서 15.6%로 반등했다. 수출물량지수도 8.1%에서 21.6%로 뛰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그동안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제조업과 수출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물량적 측면에서 반등 또는 조금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점들을 감안해 지난달보다는 경기 판단에 대해 0.5스텝 정도 긍정적인 표현을 썼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나라 수출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6.5%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이 25.4%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적자를 면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 모습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도 1~10일 수출은 132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3% 감소했다.
정부는 10월에는 수출이 플러스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과장은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을 전제로 10월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7월 경상수지는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에도 무역흑자 확대 등에 힘입어 흑자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 전망이다.
물가는 정부 분석대로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25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지난 6월(2.7%)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 물가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최근 생산, 소비, 투자 지표도 개선되는 추세다. 6월 생산지표를 살펴보면 광공업 생산(전월 대비 -1%)이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전체 생산이 0.1% 증가했다. 소비 흐름을 나타내는 6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도 0.2% 늘었다.
고용은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취업자 수 증가폭은 둔화되는 분위기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21만1000명 증가했다. 4개월 연속 증가폭이 줄고 있다.
정부는 다만 경기 반등을 방해하는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IT(정보통신)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제약 우려가 교차하고 있고 통화 긴축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폭염과 호우 등에 따른 물가 불안과 피해에 신속히 대응하는 등 민생안정에 역점을 두면서 하반기 경제활력 보완,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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