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제 폐지…논란의 ‘김은경 혁신위’, 폭탄 던지고 떠났다 [이런정치]
내홍 불씨 ‘대의원제’ 손 대 ‘갈등 증폭’ 비판
이재명式 추진 또는 비명계 반발 제동 기로
‘李 사법리스크’에 리더십 리스크도 도마 위
[헤럴드경제=이세진·양근혁 기자] 논란의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쫓기듯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사실상 대의원제를 무력화하는 방식의 전당대회 룰을 최종 혁신안으로 제시하면서 계파 분열 상황에 커다란 ‘폭탄’을 던지고 떠났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논란의 중심이었던 혁신위 제안이 전폭 수용될 가능성에 대해서 현재로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가 대의원제 개편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온 만큼, 빗발치는 비명(비이재명)계 반발에도 이를 일정 수준까지 강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11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전날 혁신위가 발표한 대의원제 개편안을 놓고 계파 간 분열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혁신위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및 최고위원을 권리당원 1인1표 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로 선출할 것을 제안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다. 대의원 몫을 없애고 권리당원 ‘1인1표’를 강조하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배제하는 방식인 셈이다.
혁신위는 또 당 지도부 및 현역 의원과 시도당위원장 등으로 구성됐던 대의원의 70%를 권리당원이 직접 뽑도록 권고했다.
이 같은 혁신안은 이재명 대표 강성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과 일부 친명계 의원이 강력하게 주장해 왔던 대의원제 폐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비명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이 대표 지지층이 대거 권리당원으로 유입된 상황에서, 지역 안배 등 차원에서 균형을 맞춰 둔 대의원 투표를 배제한다면 이 대표 측에 쏠린 투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가 연내 사퇴하지 않는 이상 열리지 않을 전당대회 룰을 건드리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이를 비판했다. 그는 “내년 총선이 끝나고 할 일을 지금으로 당길 시급성이 무엇이 있느냐”면서 “국민이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민생의 시급성을 다투는 문제도 아닌데,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한 무리수를 둘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친낙(친이낙연)계 윤영찬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혁신위가 꺼낸 대의원제 문제는 전당대회에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지금은 총선을 앞두고 하나가 돼야 할 시점”이라며 “그런데 갈등의 싹을 도려내도 부족할 지금, 왜 물을 주며 평지풍파를 일으키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혁신안은 오는 16일 민주당 의원총회와 28~29일 열리는 의원 워크숍에서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헌당규 개정 작업으로 이어져야 하는 사안이기에 최고위원회의 논의도 필요하다. 이어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의결하는 절차도 거쳐야 한다.
한 최고위원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현재로서 당력을 불필요하게 분산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최고위에서도 절차를 밟겠지만 대의원을 몇 퍼센트, 권리당원은 몇 퍼센트 반영하겠다는 식의 구체적인 숫자까지 결정하는 역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평소 대의원제 개편과 관련한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안은 혁신위의 제안이기 때문에 당내 논의를 거쳐서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언급을 하는 데 그치고 있다.
혁신안이 논의될수록 ‘이재명 용퇴론’도 함께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오는 17일 백현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검찰 소환조사에 나선다. 자신을 향한 사법리스크와 함께 ‘리더십 리스크’를 함께 맞딱드린 모양새다. 비명계 3선 이원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당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용퇴를 결단할 것인지 이재명 대표의 응답을 기다린다”고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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