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만 잔류인가...케인, 뮌헨 이적 결정→역사상 최고의 토트넘 완전 해체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해리 케인마저 떠나면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 대부분이 새로운 팀으로 이적하게 되는 것이다.
영국 '디 애슬래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소식통에 따르면 뮌헨은 토트넘과 케인 이적을 두고 합의했다. 토트넘은 1억 유로(약 1449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뮌헨의 제안을 수락했다. 이제 케인이 이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케인은 브렌트포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전에 상황이 해결되길 원했다. 케인은 토트넘의 새로운 감독인 엔제 포스테코글루 체제를 매우 즐기고 있어서 잔류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전개 속에 케인이 어떻게 결정을 내릴 것인지는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온스테인 기자는 프리미어리그(EPL) 관련 이적설에 대해서 가장 공신력이 뛰어난 기자 중 한 명이다.
곧이어 영국 공영방송 'BBC' 또한 "뮌헨과 토트넘은 케인의 이적을 두고 1억 유로 이상의 거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토트넘은 케인이 재계약을 맺기를 꺼리자 내년에 공짜로 잃는 것보다는 지금 매각하는 것이 구단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케인은 계약이 1년 남았고, 이제 이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독일 내부 소식 관련해 최고 공신력을 자랑하는 독일 '키커'도 "케인이 2023-24시즌에는 EPL이 아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뛸 것이라는 조짐이 늘고 있다. '디 애슬래틱'이 뮌헨과 토트넘이 케인을 두고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는데 우리의 정보도 일치한다"며 양 구단의 합의 소식을 전했다.
약 1년 전부터 뮌헨은 케인을 노리고 있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바르셀로나로 떠난 공백을 제대로 대체하지 못한 뮌헨은 월드 클래스 스트라이커 영입을 원하고 있었고, 그 대상을 케인으로 낙점했다.
하지만 2021-22시즌이 끝났을 당시에 케인은 토트넘의 행보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에서 확실히 살아난 토트넘은 시즌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통해 리그 4위 자리를 가져왔다. 자신의 거취를 고민하던 케인도 콘테 체제에 대해서 굉장한 만족감을 보였다.
토트넘의 좋은 행보는 1년도 유지되지 못했다. 콘테 감독을 지원해주기 위해 구단 차원에서 나름의 노력을 보여줬지만 콘테 감독과의 관계는 살얼음판이었다. 영입 효과는 전혀 발휘되지 못했고, 선수들과 감독 사이에 불화가 싹트기 시작했다.
끝내 콘테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구단과 선수를 모두 비난하면서 선을 넘어버리는 발언을 해버리고 말았다. 토트넘은 콘테 감독과 이별을 택했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 체제를 선언했다.
스텔리니 감독대행 체제는 토트넘이 내린 최악의 결정 중 하나였고, 감독대행마저 경질하는 촌극을 가져왔다. 라이언 메이슨 코치가 뒤늦게 다시 감독대행으로 나섰지만 최악의 시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22-23시즌 토트넘은 케인이 데뷔한 뒤로 처음으로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우승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도 강한 케인은 토트넘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케인을 EPL에서 제일 높은 주급을 받는 선수로 만들어줄 계획도 가지고 있었지만 케인한테는 큰 의미가 없는 재계약 제안이었다.
이때 뮌헨이 케인의 이적의사를 확인했고, 곧바로 토트넘을 향해 제안을 넣었다. 1차, 2차, 3차 제안까지 모두 토트넘한테 거절당하면서 케인이 토트넘에 잔류할 것처럼도 보였지만 끝내 토트넘은 4차 제안을 수락했다.
뮌헨은 토트넘이 요구한 1억 파운드(약 1675억)에 근접한 액수를 맞춰주기로 결정했다. 뮌헨의 4차 제안은 총액 1억 2000만 유로(약 173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빌트'는 "뮌헨은 1억의 고정 이적료와 성과 관련 보너스 지급으로 최대 2000만 유로(약 289억 원)를 지출할 것이다"고 전했다.
뮌헨 내부 소식에 매우 정통한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1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케인의 뮌헨 이적이 정말로 가능성이 높아졌다. 뮌헨 보드진과 토트넘 그리고 케인 측은 오늘 훌륭하고, 정중하게 협상을 진행했다. 이제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하길 원하면서 거래가 성사되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며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 또한 개인 SNS를 통해 "케인은 뮌헨 이적을 두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수 있는 출국을 허가받았다. 뮌헨은 금요일까지 영입을 성사시킬 수 있다고 점점 확신하고 있다. 선수 측과의 최종 대화에서 긍정적인 이야기가 진행됐다. 이제 최종 세부절차만이 남았다"며 케인이 독일로 이동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케인은 뮌헨과 4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이며 대우도 토트넘 시절에 비해 매우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에서의 프리시즌을 건강하게 보낸 케인이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0에 수렴하기 때문에 뮌헨으로의 이적은 더 이상 장애물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케인이 이적한다면 손흥민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토트넘 역사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 가장 높은 곳에 올랐던 2018-19시즌을 함께했던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2018-19시즌 UCL 결승전에 선발로 출전했던 선수 중 현재까지 토트넘에 남아있는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케인 그리고 위고 요리스였다. 요리스도 아직 행선지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프리시즌 투어에도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그라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던 케인도 이러한 흐름이라면 이적 가능성이 더 높다.
요리스와 케인이 나가면 2018-19시즌 UCL 결승 선발 명단 중에서는 손흥민만 남게 되는 것이다. 후보 명단으로 범위를 넓혀도 남은 선수가 많지 않다. 에릭 다이어, 다빈손 산체스, 벤 데이비스 정도만이 남았다. 다이어, 산체스, 데이비스도 주전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올해가 아니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팀에서 방출을 통보받아도 이상하지 않다.
2018-19시즌은 21세기 토트넘 전성기의 마지막으로 평가받는다. 토비 알더베이럴트, 얀 베르통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토트넘에서 맹활약해준 자원들이 활약하고 있을 당시였다. 토트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온전히 지휘를 맡았던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다.
2019-20시즌부터 토트넘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포체티노 감독도 2019-20시즌 도중에 토트넘에서 경질됐다. 에릭센은 2019-20시즌 도중에 인터밀란으로 이적했다. 이로서 알리-에릭센-손흥민-케인으로 이어진 DESK라인은 해체됐다. 알리 역시 2019-20시즌부터 쭉 하락세에 빠졌다. 흔들리는 토트넘을 그나마 지탱해준 선수가 케인과 손흥민이었다.
최종적으로 케인이 이적을 결심한다면 손흥민과 만들었던 많은 기록들이 역사로만 남게 된다. 손흥민과 케인은 EPL에서만 47골을 합작했다. 이는 듀오가 만들어낸 최다 합작골 기록이다. 2021-22시즌에는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까지 만들어냈다.
얼마 전 손흥민은 케인의 이적설에 대해 "케인은 내게 환상적이다. 항상 프로페셔널하고 최선을 다한다.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드러내지 않는다. 너무 많은 뉴스가 돌고 있어 쉽지 않겠지만 그는 현재 캡틴이며 팀과 함께 하고 있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선수로서 케인을 사랑하고 전적으로 존경한다. 5년, 6년, 7년 연속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다. 결정은 클럽과 케인이 내릴 것이며 우리는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 뒤 "케인은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다. 그는 클럽에 있어 훌륭한 본보기다. 케인과 함께 뛰는 건 항상 즐겁고 기쁘다. 그가 훈련하는 걸 보는 것도 배울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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