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군사훈련 정례화 합의…18일 회담서 발표할 듯”

[윤석열 정부]이매뉴얼 주일 대사 일본 언론들에 밝혀
한-일 군사 협력 급속도로 진전될 가능성

지난 5월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회의장으로 향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미·일이 3국 연합 군사훈련을 해마다 실시하기로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역사 문제 등으로 일정 수준으로 제한됐던 한-일 간 군사협력이 급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오는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열리는 3국 정상회의에서 한국군과 미군 그리고 일본 자위대 연합 훈련을 매년 실시하는 데 의견이 일치할 방향이라고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람 이매뉴얼 주일본 미국 대사가 지난 10일 이 신문을 포함한 일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며, 공동성명에는 3국 연합 훈련 및 정상회의 매년 정례 개최,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 실시간 공유 조기 개시, 경제 안보 및 첨단 기술 분야 협력, 중국을 염두에 둔 반도체 등 중요 물자 공급망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길 전망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 발표 내용으로 3국 연합훈련 정례화를 포함한 대북 공동 대응 방안을 두루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아직 결과물은 협의중”이라면서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3국 정상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폭넓은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그 일환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들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기류는 앞서 지난 4월 한·미·일 국방 당국자가 워싱턴 안보회의(DTT)에서 미사일 방어훈련과 대잠전훈련 정례화에 합의한 것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5월21일 히로시마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를 포함한 3자 안보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번 3국 회의에서 이를 위한 연합훈련 로드맵이 제시될 수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그동안 주로 한·미와 미·일 연합훈련을 서로 따로 벌여왔다. 한·미·일 3국의 연합 훈련은 비정기적으로 실시해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미·일은 지난해 9월 동해 인근 공해상에서의 대잠전훈련, 10월과 올해 3월 독도 인근 공해상에서의 미사일방어훈련, 4월 제주 남쪽 공해상에서의 대잠전훈련 및 수색구조 훈련, 지난달 동해상에서 미사일방어훈련 등을 해왔다.

3국은 18일 정상회의 뒤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별도로 협력 심화를 다짐하는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채택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앞서 지난 3일 이매뉴얼 대사는 지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포괄적인 것과 일반적인 공동성명 등 2개의 문서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매뉴얼 대사는 10일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3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장이 열리며 3국은 공통된 원칙으로 결속해 관여해 나갈 결의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미-일 안보 연계에 대해 “(미국·일본·오스트레일리아·인도 안보 협력체) 쿼드가 인도·태평양 지역의 방위 체제를 변화시킨 것처럼 이 지역의 전략적 전망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킬 것”이라며 “중국에 최악의 악몽은 미국과 그 동맹국인 일본, 한국의 통일된 공동행동”이라고도 말했다.

오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 정상이 다자 국제회의를 계기로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별도로 모이는 첫 정상회의다.

조기원 기자 김미나 기자 garden@hani.co.kr